성악레슨을 받으러 가는 첫날이다. 분수없이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70세가 넘은 이 나이에 또다시 성악 레슨을 받으러 가니.
60 여년 전에 성악 레슨을 처음 받으러 갔던, 까맣게 잊었던 일이 어제 일 처럼 기억 속에서 튕겨져 나온다. 그때나 지금이나 배우는 것이 기쁘고 열정이 용솟음 치는 것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거의 60여년 전 파란 눈동자의 젊은 미국 여선교사님이 각 고등학교 여학생 중에 한 명씩 뽑아 4명의 여학생에게 무료로 성악레슨을 해주었다. 우리들에게 복식 호흡을 가르치시며 자신의 윗배 부분에 내 손을 가볍게 얹게 하고는 호흡을 들이키니 날씬한 허리에 윗배 부분이 바람 들어간 풍선같이 크게 부풀어지더니 돌덩이 처럼 단단해졌다. 그때의 경이로움과 놀라움! 우리들에게도 철저하게 복식호흡을 훈련시켰다. 이 작업이 여간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었다. 레슨이 끝나면 우리는 온 몸이 땀이 배었고 파 김치가 되었다.
오늘 첫 레슨 시간에 복식호흡 기초 훈련을 받았다 . 젊은 여선생님의 윗배에다 내 손을 얹을 때, 그 옛날 옛적의 미국 선교사님 모습의 필름이 겹쳐서 돌아갔다. 미묘하고도 세밀한 기억의 영상 필름은 어떤 작은 동기가 주어지면 뇌 속에 저장된 그 기억을 어느새 찾아내어 자동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 나이의 숫자는 어느새 강물에 띄워 보내고 나는 15세의 소녀가 되어 숨을 들이켜 윗배를 부풀리고 호흡을 서서히 내 보내는 그 숨결 위에 가볍게 아~애~ 이~ 오~ 우~ 모음을 얹어 머리속으로 공명을 시켜 소리를 밖으로 내보내는 연습을 계속한다.
아~아~아~ 발성 연습하는 나는 열정으로 만들어진 한 작은 성악도! 배우는 기쁨은 나이도 어떤 난관도 뚫고 나갈 수 있는 신선한 힘을 솟구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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