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마크 프라이즈 남성복 부문 수상자 임상균(왼쪽 두 번째)씨가 여성복 수상자 타냐 테일러(오른쪽 두 번째)와 자신의 컬렉션을 입은 남성모델과 함께 했다. <사진 BFA 제공>
브랜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시키 임’이 남성복 패션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건축가였던 임상균(37)씨가 출시한 ‘시키 임’ (Siki Im)은 건축, 문화, 이론, 심리학 등에서 영감을 얻은 그의 독특한 패션철학이 돋보이는 남성복 라인이다.
3년 전 뉴욕 패션위크 데뷔 당시 테일러(재단)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도회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패션으로 주목을 받았다.
‘시키’는 유치원 시절 한국 이름인 상균의 이니셜 ‘SK’에 알파벳 ‘아이(i)’를 붙여 만든 별칭이었다. 임씨는 ‘시키’가 한국인에게는 마치 욕처럼 들리지만 일본에서는 ‘색’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라고 설명했다.
22일 섬유 브랜드 울마크가 주관한 ‘인터내셔널 울마크 프라이즈’(IWP) 미국 본선에서 남성복 부문 수상자에 선정된 임상균씨는 존 바바토스 등 10명의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다. 울을 소재로 혁신적이고 기발한 니트 디자인을 선보인 그는 사계절 내내 체온을 적당히 유지시키는 아방가르드한 남성복에 박수를 보내게 했다.
지난 주 뉴욕 패션위크 2016 남성복 봄 컬렉션에서 그는 친구이자 독일 아티스트 프랭크 틸과의 콜래보레이션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키 임’과 데님 라인 ‘덴 임’ (Den Im)을 함께 등장시키며 모던 라이프의 상징처럼 컴퓨터 칩과 CD를 허리체인 장식으로 사용한 배기팬츠 정장, 더티 진, 밀리터리 재킷 변형 등을 내놓았다.
독일 쾰른에서 태어난 임상균씨는 고교 졸업 후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서울을 포함한 세계 각 도시에서 건축가로 일하다가 2001년 뉴욕으로 건너가 패션업계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롤모델이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헬무트 랭을 만난 것은 그에게 행운이었다. 헬무트 랭과 칼 라거펠트 밑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일했고 제작, 마케팅, 세일즈 등 패션 비즈니스를 접했다.
건물 하나 짓는데 5년 이상이 걸리는 건축가보다 빠르고 감각적인 패션디자이너가 훨씬 좋다는 그는 건물 뿐 아니라 가구, 옷, 음악 등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조교수로 2010년 뉴욕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인 에코 도마니(Ecco Domani) 어워드를 수상했고 지난 4월 2015패션 크리에이티브 프라미스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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