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글·전통문화 익히는데 효과적” 여름방학 자녀 한국행 크게 늘어
한인 김모(40)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난달 중학생인 딸을 한국에 보내 가족이 사는 동네의 중학교에 등록시켰다. 주말마다 한국학교를 다녀도 눈에 띄게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지 않던 딸아이를 몇 년 전 여름방학 기간 한국의 학교에 입학시켰더니 몰라보게 한국말이 늘어 오자 이번에도 재차 아이를 한국에 보낸 것이다.
미국 학교들은 보통 6월부터 3개월간의 긴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반면 한국의 학교들은 7월 중순께부터 여름방학을 시작하기 때문에 미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방학 시작에 맞춰 한국에 나가면 약 한 달간을 정규 학교에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국어 실력이 늘어난 것은 물론 미국에서는 볼 수 없는 어른 공경의 문화를 배워오고 한국 음식도 잘 먹게 돼 여러 이점이 있다”며 “중학생인 딸아이도 흥미로워 하고 한국 가족들이 잘 보살펴줘서 안심하고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한국의 친정 근처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한인 주부 정모(38)씨는 “한글 실력은 딸려도 아이들이 수업을 웬만큼 따라갔다”며 “학교 측에서 배려해 주고 미국에서 왔다고 잘 해줘서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한국의 학교에 다니면 한국말에 노출되는 기회가 집중적으로 많아지기에 한국말 실력이 짧은 기간에 확 는다”며 “기회만 된다면 자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아 초·중학생 자녀들이 한국어를 빨리 배우고 한국 문화와 정서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한국의 학교에 보내는 한인들이 늘어나 있다.
한국에서는 지역 교육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초·중학교들이 미국 거주 학생들의 한 달간 수업을 흔쾌히 받아주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는데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한국 학생들의 동기부여 및 자극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밖에도 자녀의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습득 목적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열리는 단기 모국연수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한인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매년 여는 모국방문 연수, 국립국제교육원의 한국어 실력향상 모국수학 교육과정 등이 있으며 한국어진흥재단이 경희대와 함께 진행하는 한국 언어문화 연수 프로그램은 올해 메르스 영향으로 취소됐으나 내년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또 매년 7월 뿌리교육재단이 고려대와 함께 실시하는 청소년 모국연수 프로그램도 있다. 한편 비용에 부담을 느끼거나 한국에 아이를 맡길 만한 친지가 없는 이들은 여름방학 동안 한국학교들이 집중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쳐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여름방학에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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