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아베가 독일 G7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환율을 둘러싼 막후 기 싸움이 전개됐음을 짐작게 하는 조짐이 잇따라 불거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달러 우려’ 발언 진위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례적인 엔화 약세 ‘인정’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G7 공동 선언문도 "우리는 기존의 환율 안정 노력을 재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9일 이 구절이 통상적이기는 하지만,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온 상황에서 나온 ‘확연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달러 발언 논란은 프랑스 AFP 통신 보도로 촉발됐다.
AFP는 익명의 프랑스 관리를 인용해 "오바마가 G7 정상회담 개막일인 지난 7일 다른 참석자들에게 ‘강한 달러가 문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백악관은 8일 성명에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간 거듭 밝혔듯이, 세계 수요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G7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면서 "여기에는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재정 정책과 구조 개혁, 그리고 통화 정책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자신도 기자회견에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익명으로 나온 얘기는 믿지 마라"면서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달러와 다른 통화의 일일 등락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정상 간의 사적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AFP 보도가 나오고 나서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는 사흘 만에 하락으로 반전돼 8일 오전 뉴욕에서 유로당 1.1202로, 0.8% 주저앉았다.
달러는 이날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25.14로, 가치가 0.4% 빠졌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25.86으로,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13년 사이 최고 수준을 보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백악관과 오바마의 잇따른 부인에도 ‘뭔가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않았다.
미즈호 은행의 뉴욕 소재 시렌 하라즐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비록 미국이 부인하지만, 달러(가치의) 톤을 어느 정도 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발언 논쟁이 불거지면서 "일부 (달러) 손절매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강한 달러와 세계 성장 둔화가 미국 경제의 맞바람이라고 지난 3월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우려했음을 상기시켰다.
또 지난 4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달러 강세가 미국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일부 위원이 지적했음을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앨빈 탄 외환 전략가도 로이터에 "사실 여부를 떠나, 오바마의 달러 강세 우려 보도로 달러 가치가 주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베도 과도한 엔화 약세를 우려한다고 이례적으로 밝혔다.
그는 8일 G7 회동 후 뮌헨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말하면,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출 업계와 국외 비즈니스 비중이 큰 기업에 긍정적"이라면서 반면 "수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지방기업,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아베는 따라서 일본 당국이 "엔저 효과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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