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민성향 단체 주장 논란
▶ 전문가들 “근거 없는 발상, 저의 의심돼”
캘리포니아가 수년째 겪고 있는 사상 최악의 물 부족사태가 잘못된 이민정책 탓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돼 거센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 주류 TV에는 캘리포니아의 물 부족사태가 급증하는 이민자 아동 때문이라고 시사하는 물 절약 광고 캠페인이 방송되고 있다.
이 광고 캠페인에 등장하는 한 소년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자녀를 많이 갖지 않는다면 왜 물이 부족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물 부족사태의 원인을 이민자 아동 인구증가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 광고는 반이민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진 시민그룹 ‘인구 안정화를 위한 캘리포니아인’(CAPS)이 기금을 지원해 제작한 것이다.
CAPS는 캘리포니아의 가파른 인구 증가속도가 지소된다면 물 자원을 포함해 현재의 자연자원이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며 강력한 이민제한과 불법체류 이민자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열린 한 공개토론 모임에서도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물 부족사태는 불법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급격한 이민자 인구 증가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과학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기까지 했다.
또, CAPS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민제한 및 인구 억제정책이 물 부족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13만여명에게 한꺼번에 발송한 사실이 알려져 환경분야 과학자들과 이민단체들로부터의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인구 증가요인의 100%가 이민자 급증 때문이며, 이로 인한 물 사용량 증가가 캘리포니아 물 부족사태의 근본원인이라는 CAPS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내놓은 물 절약정책에 대해서조차 근시안적이고 위선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민자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이민제한 정책이 없이는 근본적인 물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류 학계에서는 CAPS와 같은 반 이민성향 단체들의 주장이 지극히 비과학적인 것이며, 물 부족사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근거 없는 발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제트추진연구소 기상학자인 윌리엄 패처트 박사는 “이민자 인구 증가와 물 부족사태를 연결 짓는 CAPS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며 “현재의 물 부족사태는 이민자들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샤워를 자주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가뭄 전문가들도 캘리포니아에서 공급되는 물의 대부분은 개인용수가 아닌 농업용수에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세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 많은 이민자들보다 개인 주택을 소유하는 비율이 높은 부유층 시민권자들의 물 사용량이 훨씬 많다며 이들의 주장을 넌센스라고 지적하는 학자도 있다.
UCLA 산하 ‘지속가능 환경연구소’(IES)의 스테파니 핀세틀 교수는 “대다수 이민자들은 캘리포니아 주민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 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민자 주민들의 물 사용량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CAPS와 같은 반 이민성향 단체들이 사상 최악의 가뭄사태를 빌미로 반 이민정책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물 부족사태를 반 이민 여론조성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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