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쿡카운티 법원이 공개한 문제의 사진. 흑인 용의자를 사이에 두고 티머시 맥더못(왼쪽)과 제롬 피니건이 포즈를 취했다.
미국 경찰계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정서를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여 년 전 시카고 시경 소속 경관 2명이 흑인 용의자를 ‘사냥감’처럼 붙들고 ‘재미삼아’ 찍은 사진 한 장이 뒤늦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의 사진 속에는 한 흑인 남성이 머리에 사슴 뿔 모형을 쓰고 바닥에 팔을 궤고 엎드린 채 죽은 사슴 표정을 짓고 있다.
양옆에는 백인 경관 2명이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아 한 손에는 소총을, 다른 한 손에는 흑인 남성의 턱과 뿔을 각각 감싸쥐고 있다.
두 백인 경관은 실제 사슴 사냥에 성공한 듯 득의양양한 표정이다.
당국은 이 사진이 1999년 10월부터 2003년 7월 사이 시카고의 한 경찰서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사진 속 두 경관의 신원은 당시 특수작전부(SOS)에 소속돼 있던 티머시 맥더못과 제롬 피니건이며, 피니건은 2011년 업무와 관련해 연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밝혔다.
SOS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소속 경찰들이 인권 침해와 범법 행위를 반복해 자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7년 해체된 악명 높은 조직이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은 "2013년 이 사진의 존재를 처음 알았으며, 그때 즉시 맥더못을 해고 조치했다"면서 "피니건도 계속 일하고 있었다면 해고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더못은 해고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변호인은 맥더못이 당시 행동을 크게 뉘우치고 있다면서 "피니건이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합류했으며,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의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진 속 흑인 남성이 자발적으로 촬영에 참여한 증거가 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경찰 당국의 요청에 따라 흑인 남성의 인권 보고 차원에서 이 사진을 비공개 문서로 유지하다가 최근 해제했다.
선타임스는 피니건의 증언을 토대로 "두 경관이 당시 흑인 남성을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했으나 죄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훈방 조치했다"며 "경찰에 체포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흑인 남성의 신원은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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