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만 해도 라스베가스는 카지노에서 놀음하며 실컷 먹고 쇼를 보는 성인들만을 위한 관광도시였다. ‘서커스 서커스’호텔만이 어린이들을 위한 식당과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은 모두 ‘서커스 서커스’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 ‘서커스 서커스’호텔이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번창하고 순익을 많이 올리는 호텔로 성장하자 시저스 팰리스와 같은 맴머드 호텔들이 너도나도 쇼핑센터와 놀이터를 지어 라스베가스를 도박도시의 개념이 아니라 가족휴양 도시의 개념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 크루즈 여객선 업계에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크루즈’하면 관광하며 실컷 먹는 개념인데 이제는 크루즈선 안에서 쇼핑도 하고 결혼식도 올리며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도 구경하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오락시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루즈선이 관광뿐만 아니라 휴양을 겸하는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시설이 빈약한 크루즈는 자연 도태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최근 크루즈 선박업계에 매머드급 여객선 건조 붐이 일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추세의 대표적인 상징이 바로 로열 카리비언 인터내셔널 소속의 크루즈선 ‘Oasis Of Th Sea’다.
‘오아시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여객선이다. 22만5,000톤으로 6,300명의 승객과 2,200명의 승무원을 싣고 주로 카리브 해안을 다닌다. 길이 360미터, 폭이 63.3미터다. 풋볼 경기장 4개를 합친 규모며 높이가 20층 건물과 맞먹는다. 이 배는 너무 커서 파나마운하(폭 32미터)를 지날 수가 없다.
핀란드 투르크에서 3,600명의 인원이 3년에 걸쳐 제조한 14억달러짜리 초호화 여객선으로 2009년 말부터 취항했다. 나는 ‘오아시스’크루즈를 한번 타봐야겠다고 오래전부터 별러왔는데 지난주 기회가 생겨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서 ‘오아시스’에 올랐다.
승선 첫 인상은 “이렇게 큰 배가 어떻게 물위에 떠 있을 수가 있을까”하는 신기함이다. 선원의 설명에 의하면 매일 물소비량만 2만3,000톤이라고 한다. 대형 수영장이 8개고 자쿠지가 20개나 된다. 식당 종업원만 550명이다. 여개선 가운데에 센트럴 팍으로 불리는 공원이 있고 18개의 큰 나무와 600여종의 식물들이 심어져 있다.
오션뷰 뿐만 아니라 가든뷰의 객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5층은 쇼핑의 거리로 보석상과 의상점, 기념품점 나이트 클럽 등이 줄을 있고 공중그네처럼 매달린 와인바도 있다. 밤마다 5층에서 밴드연주가 펼쳐지면 춤을 추는 젊은이들로 복도가 메워진다. 카지노도 웬만한 라스베가스 카지노 규모다. 6개의 극장에서는 뮤지컬 ‘CATS’도 공연되고 아이스 쇼도 펼쳐진다(유료). 한마디로 밤에는 라스베가스에 와있는 기분이다. 수영장에서도 밤늦게까지 밴드공연이 계속된다.
‘오아시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탈리아, 프렌치, 멕시코, 일식당 등 각국요리 전문 레스토랑이 12개나 된다는 점이다. 이 레스토랑은 유료며 예약을 해야 한다. 물론 승객들이 하루 종일 공짜로 먹는 레스토랑은 3,4,5층과 스카이라운지에 따로 있다.
편리한 것은 자신이 하루 종일 얼마나 돈을 썼는가의 자세한 내용을 방에 설치된 TV를 통해 매일 확인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만 모여 크루즈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파티를 갖는 새로운 스타일의 웨딩도 ‘오아시스’가 보여주는 새로운 현상이다.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여행업계의 판도도 변하고 있다. 비행기 여행은 피곤해 노인층에게는 크루즈여행이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위의 라스베가스 건설 - 이것이 미래의 크루즈 업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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