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이후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가 일어난 샌타바바라 카운티 레퓨지오 비치의 백사장과 앞바다가 검은 기름띠로 오염된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방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9일 샌타바바라 카운티 레퓨지오 비치에서 발생한 송유관 파열에 따른 원유 유출사고(본보 21일자 보도)로 인한 기름 유출량이 10만갤런을 넘는 막대한 양으로 나타나면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사태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원유 유출사고는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이 무슨 이유에선지 파열되면서 엄청난 양의 시커먼 기름이 쏟아져 나와 9마일의 해안선에 걸친 바다는 물론 해안 토양까지 대거 오염시킴에 따라 지난 1969년 이 지역 원유 유출참사 이후 최악의 오염사태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 경위

이번 원유 유출사고는 샌타바바라 카운티의 골리타 인근 레퓨지오 비치 인근을 지나는 지하 송유관 901번 라인에서 발생했다.

이 송유관의 운영회사인 플레인스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 LP사에 따르면 원유 유출이 처음 감지된 것은 지난 19일로 당시 시간당 6만~7만갤런 이상의 원유가 송유관에서 유출되면서 토양으로 쏟아져 나왔다.

운영회사 측은 긴급 복구작업을 통해 3시간여 만에 송유관의 유출을 일단 막았으나 이미 10만갤런 이상의 원유가 유출된 가운데 이 중 2만1,000여갤런이 지하 배수로를 통해 해양으로 유입돼 9마일에 달하는 기름띠를 형성하며 인근 해안선을 오염시켰다.

■대처

이에 따라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캘리포니아 해변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지시했고, 21일까지 일대 해안선에 방재복을 입은 요원들이 갈퀴와 삽을 들고 해수욕장마다 검고 끈적이는 원유 덩어리를 긁어내고 있으며 배들이 샌타바바라 해안선에서 흘러나온 기름덩이가 산호초에 붙는 걸 막기 위해 방재용 뗏목 등 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 분주한 방재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재 당국에 따르면 유출사고 사흘째인 이 날까지 약 7,770갤런의 원유 찌꺼기를 제거했지만 전체적인 원유 유출량에 비해서는 아직 복구가 미미한 상황이다.

■원인은

송유관 안전을 담당하는 연방 교통국 관계자들은 송유관의 상태와 관리규정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직경 60㎝의 이 송유관은 1991년 설치된 후 문제가 없었으며 지난 2012년 철저하게 점검을 받았다고 운영회사 측은 말했다. 또한 2주일 전에도 같은 검사를 받았지만 그 결과는 아직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회사는 이번 유출사고로 인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용도 감당하겠다고 말했지만 현재로서는 해안과 바다를 청소하는 비용과 기간이 얼마나 될지 계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이후 175건의 안전위반이 적발됐으며 이로 인해 1만6,000배럴 이상의 원유가 유출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샌타바바라 해안은 지난 1969년 2월에도 무려 1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 사고는 당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원유 유출사고로 기록돼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주며 그로 인해 미국의 환경운동이 태동하기까지 했다. 당시 샌타바바라 원유 유출사고 규모는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