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수도전력국의 갑질·관료주의 행태에 비판 ‘쇄도’
5천만원 ‘폭탄 물값’ 맞은 미 60대 부부. <사진출처> LA타임스
‘연체료를 포함한 물값 사용료 5만1천649달러를 내지 않으면 단수 조치에 들어갑니다.’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밴누이 시에 사는 60대 고리시터 씨 부부는 최근 LA수도전력국으로부터 ‘최후통첩성’ 고지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전기세나 하수처리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물값만 5만 달러를 넘은 것이다.
1989년 과거 옛 소련에서 자유를 찾아 미국에 온 고리시터 씨 부부에게 물값 5만1천649달러는 지금껏 모아 온 재산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폭탄’ 물값 고지서가 나오게 된 배경은 2014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초부터 LA수도전력국으로부터 고지사가 갑자기 뚝 끊겼다.
고리시터 씨는 이에 LA수도전력국에 고지서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그냥 넘겨버렸던 게 결국 화근이 됐다.
실제로 이후 몇 개월이 지나도 고지서는 발부되지 않았고, 10월이 돼서야 연체료를 포함해 5만1천649달러를 내라는 고지문이 최종 배달된 것이다.
고리시터 씨는 연체료를 포함하더라도 이 같은 폭탄 물값이 나올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부부는 과거 소련에서 배급생활이 몸에 배 낮에도 샤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LA수도전력국에 전화를 수차례 걸어도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급기야 딸과 함께 LA수도전력국을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화장실 변기가 샐 수도 있다"는 성의없는 대답뿐이었다.
LA수도전력국은 그러면서 물값을 내지 않은 몇 개월 동안 고리시터 씨가 사용한 물의 양은 8천938 입방피트(25만3천96ℓ)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고리시터 씨는 배관공을 불러 자신의 집이 새는지를 점검했지만, 집 안에서 누수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양의 물이 새려면 상수도관이 파열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이 같은 양의 물이 샜다면 식료품점을 갈 때마다 뗏목을 타거나 부교를 설치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시터 씨는 너무 억울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지역 언론에 "우리 집에 직접 와서 꼭 확인해보기를 바란다"는 부탁과 함께 이 사실을 제보했다.
여러 경로를 확인한 결과, LA수도전력국이 1억7천800만 달러(1천952억 원)를 주고 도입한 새로운 고지서 부과 컴퓨터의 오작동이 원인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컴퓨터 오작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LA수도전력국의 태도라고 고리시터 씨는 분개했다.
그는 "어떻게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폭탄 물값을 주민에게 부과할 수 있느냐"면서 "그들은 그동안 수차례 요구했는데도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LA수도전력국의 폐쇄적 관료주의와 ‘갑질’을 성토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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