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데모크라시 프렙스쿨 한국 문화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스테파니~입니다.”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한국어로 말한다. 어른도 아이도 한국어 문장이 쓰인 카드를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미국 학생들이다.

지난 16일 한국 문화축제가 열린 맨해턴 134스트릿. 길 하나를 막고 진행되는 블락파티는 맨해턴에서 흔한 일이지만 할렘의 한국 문화 축제는 단연 눈길을 모으는 행사다.

이 축제는 한국식 교육과 한국어 필수과목으로 잘 알려진 데모크라시프렙스쿨이 지난해 사상 처음 할렘에서 열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올해는 재학생들이 ‘한국어 말하기’라는 제목의 배너를 샌드위치맨처럼 걸친 채 한국어를 가르치는 장면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데릭 군과 빅토리아 양 등 ‘한국어 인턴’들은 행사장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등 간단한 문장들이 기재된 한글카드를 나눠주며 한국어를 즉석에서 가르치는 ‘한국어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길 가운데에 임시무대가 가설됐고 민속놀이 체험하기, 한복 입어 보기, 먹을거리 장터 등 10여개의 부스들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한국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미국학교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에 감동한 한인사회와 한국 기업들도 적극 후원에 나서 한국 문화축제는 창설 2년 만에 할렘의 명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미동북부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회장 김영환)는 500인분의 한식을 제공했고 원광한국학교는 굴렁쇠 굴리기와 윷놀이, 공기놀이, 투호 등 민속놀이 마당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