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정부 ‘잔디와의 전면전’…가뭄으로 식수난 가중
`물먹는 하마’ 잔디 퇴출. 사진출처 LA타임스
캘리포니아 주에서 잔디가 사라지고 있다.
4년간 지속되고 있는 가뭄 속에 ‘물 낭비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면서 잔디가 퇴출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물 가운데 잔디에 주는 물의 비율은 무려 57%나 이른다. 잔디가 사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있는 셈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잔디 퇴출은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지난달 물 사용량을 25% 줄이는 강제 절수령을 내린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브라운 주지사는 올해 안에 캘리포니아 전역의 잔디 5천만 제곱피트(4.7㎢) 규모의 잔디를 없앨 것을 지시했다. 로스앤젤레스(LA) 시도 올해 안에 2천500만 제곱피트(2.3㎢) 규모의 잔디를 퇴출시킬 예정이다.
잔디 1제곱피트를 없애면 연간 물 42갤런(159ℓ)을 절약할 수 있다고 캘리포니아 수자원국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 수자원국은 잔디를 없애기 위해 자발적으로 잔디 퇴출에 동참하는 개인과 사업체에는 리베이트를 주는 대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리베이트를 제곱피트 당 1달러에서 2달러로 올린 이후 물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친환경 잔디나 인조 잔디 등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LA 인근 아케디아에 사는 톰 벡 시의원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뒷마당에 심은 잔디를 걷어내고 절수형 선인장류 식물로 심었다"면서 "착잡한 심경이 들었지만 가뭄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수자원국은 이와 별개로 최근 주 수자원국에서 항공촬영을 통해 잔디가 무성한 곳을 가려내 벌금을 매기는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LA 서부 벨에어나 베벌리힐스 등 부자들이 사는 곳이 집중 타깃이 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LA 서부의 ‘랜드마크’인 모르몬 사원 앞 잔디 밭은 갈색으로 변한 지 오래다. 사원 측이 절수 정책에 부응해 한 달 전부터 13에이커(0.05㎢) 크기의 사원 잔디에 물을 주지 않아 말라 시들었기 때문이다.
아닌게아니라 캘리포니아 주에서 4년간 지속된 가뭄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콜로라도·와이오밍·뉴멕시코·유타·애리조나·네바다 서부 7개 주의 ‘젖줄’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가뭄으로 몇 년째 낮아지고 있다.
총연장 2천334㎞에 이르는 콜로라도 강은 매년 평균 5조 갤런의 물을 4천만 명과 400만 에이커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이미 2009년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콜로라도 강 수량이 10∼30%까지 줄 것으로 예상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하수 감소까지 더해져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캘리포니아 주의 상수도 공급원이자 발전소인 샤스타댐도 지속된 가뭄에 저수량이 절반이나 감소했다.
사스타댐은 710㎽ 전력생산으로 53만 2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해왔는데 최근 몇 년간 전력생산도 ⅓까지 줄어들었다. 캘리포니아 전역의 다른 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 주 수자원국 관계자는 "가뭄은 걱정으로 그치는 문제가 아닌 모두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할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면서 "각 가정과 기업체들이 나서 절수에 앞장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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