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AP)
’당신 형이 ‘이슬람국가’(IS)를 만들었잖아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이자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한 여대생의 당돌한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13일 전했다.
부시 전 주지사가 아이비 지드리히(19)라는 이름의 한 여대생으로부터 공격적인 질문 세례를 받은 것은 이날 오전 네바다주 리노에서 타운홀 형식의 간담회를 막 끝내려 할 때였다.
네바다대 정치학 전공생이자 민주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학생은 부시 전 주지사를 향해 "주지사님, 질문 좀 받아주실래요?"라고 소리쳤다.
부시 전 주지사는 간담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 실패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발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한 터였다.
지드리히는 부시 전 주지사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IS를 키운 것은 다름 아닌 이라크 전쟁 후 이라크군 해산을 결정한 조지 W 부시 전 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지드리히는 "3만여명의 병사들이 해산되면서 직업도, 수입도 얻지 못했지만 무기에는 접근할 수 있는 상태로 내버려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이 IS에 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드리히는 그러면서 "주지사님의 형이 IS를 만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당황한 부시 전 주지사가 "좋아요. 그게 질문인가요?"라고 묻자, 지드리히는 "저한테 그렇게 현학적(pedantic)으로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부시 전 주지사는 "현학적이라고? 와우"라며 놀라워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NYT는 전했다.
둘 사이의 팽팽한 대화는 한동안 더 이어졌다.
지드리히는 "왜 중동에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은 것 때문에 IS가 생겨났다고 말하느냐", "어째서 우리가 더 많은 전쟁에 끼어들어야 한다면서 민족주의적 수사를 남발하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부시 전 주지사는 이라크전쟁 이후 알카에다 축출 등 여러 상황을 설명한 뒤에 "학생이 원하는 대로 역사를 다시 쓸 순 있겠지만 한가지 사실은 미군 철수로 인해 훨씬 더 불안한 상태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의 ‘설전’을 전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준비하는 부시 전 주지사가 형이 남긴 유산과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지 여전히 분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가장 기본적이고도 예측 가능한 이라크 전쟁 관련 질문에서조차 당황하고 더듬거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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