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코니쉬 미술대학 졸업…17일까지 작품전시회
“당분간 작품 활동에 전력한 후 진로모색”
시애틀 한인 변호사 전은주(영어명 제니 전)씨가 자신의 평생 꿈인 ‘화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한인 1.5세 변호사인 전씨는 소문 없이 시애틀 명문인 코니쉬 예술대학에 진학해 4년간 미술 공부를 마치고 지난 9일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또 한번 썼다. 16살 때 부모를 따라 시애틀로 이민 온 그녀는 워싱턴대학(UW)을 거쳐 뉴욕대(NYU)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3년부터 시애틀지역에서 20여년간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대학생인 큰 딸 등 3자녀를 두고 있는 40대 후반인 그녀가 바쁜 일상 속에 피나는 노력으로 미술대학을 졸업하자 자녀 뻘인 동급생들과 지인들이 모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45명의 졸업생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전 변호사는 “졸업했으니 집에서 더욱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한 후 갤러리 진출, 후배 양성 등의 길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를 포함한 올해 코니쉬 예술대학 졸업생들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졸업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녀는 이 전시회에 유화를 포함해 사진과 그림을 합성한 작품 등 모두 11 점을 내놓았다. 이민 1.5세답게 ‘아메리칸 드림’ 등 사회성 짙은 작품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지난 1957년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여성들, 1960년대 후반 할머니 등에 업힌 자신의 모습, 한국 공연에 나온 마릴린 먼로 등의 실제 사진 등을 합성한 작품도 있다. 또 시애틀에 투자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는 중국인들을 상징하기 위해 마오저뚱이 머다이나 앞 호수에서 배에 타고 있는 모습이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모습을 통해 총기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풍자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신윤복의 화풍이 느껴지는 한국 여성의 전통 목욕 모습 등의 소품 2개는 이날 전시회에서 바로 팔렸다.
전 변호사는 “그 동안 미술을 공부하면서 사회성이 짙은 작품에 관심이 많았지만 앞으론 작품 주제를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라며 “그 동안 힘든 가운데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을 해준 가족 및 친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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