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급증하는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노숙자들이 2년 새 12.4%나 늘었기 때문이다.

12일 LA 카운티 노숙자 대책기구에 따르면 LA시를 포함한 LA 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2013년 3만9,461명에서 올해 4만4,359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훨씬 웃도는 2만5,686명이 LA시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 LA시 당국은 노숙자 증가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과 실업, 주거비 상승을 꼽고 있다. 특히 주거비 상승이 노숙자 증가의 ‘주범’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하우징 파트너십’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내 저소득층의 경우 가구 수입의 3분의 2 이상을 주거비로 쓰고, 나머지 소득으로 건강 보험료와 교통비, 식비 등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의 주택 임대료는 2000년 이후 평균 21% 올랐지만, 임대가구의 중간소득은 8% 인상에 머물러 세입자들의 가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임대료 분석업체 ‘줌퍼’가 발표한 LA 지역의 아파트 렌트는 1베드룸의 평균이 1,730달러, 2베드룸 평균은 2,550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가구의 중간소득이 5만3,891달러임을 감안할 때, 25% 정도의 소득세를 제하고 손에 쥐는 소득은 4만419달러다. 이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렌트로 2만6,959달러가 나간다고 하면 1만3,460달러로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연방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연방 빈곤선(4인 가족 기준 연소득 2만4,250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캘리포니아주 내 저소득층 150만여명은 이처럼 높은 렌트비용 때문에 주거지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저소득층은 LA와 오렌지카운티, 인랜드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시는 노숙자 줄이기 대책의 하나로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과 일부 시의원들은 LA시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9달러에서 2017년에 13.25달러를 거쳐 2019년까지 15.25달러로 인상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도 LA시 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보고서 등을 토대로 카운티 지역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확산 움직임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