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왼쪽)와 매니 파키아오(AP)

’세기의 졸전’으로 전 세계 복싱팬에게 큰 좌절감을 안긴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7)가 대전 후 나란히 송사에 휘말렸다.

라스베이거스 시민 2명이 네바다 주 법원에 오른쪽 어깨 통증을 알리지 않아 복싱팬을 기만했다며 파키아오와 매니저 마이클 콘츠, 프로모터 톱랭크 등을 상대로 500만 달러(54억 원)짜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메이웨더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6일 CNN 방송에 따르면, 메이웨더 소생 세 자녀의 엄마이자 메이웨더의 전 여자친구인 조시 해리스는 메이웨더가 지난달 포털사이트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가정폭력 사건 때 자신이 마치 약에 취한 것처럼 거짓말을 말했다며 2천만 달러(216억 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전날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제출했다.

메이웨더는 2010년 9월, 세 자녀와 함께 살던 라스베이거스 자택에서 해리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11월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2개월을 복역했다.

메이웨더는 지난 3일 파키아오와의 일전을 앞두고 4월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가정 폭력을 회상하며 논쟁 중에 마약에 취한 해리스를 진정시키려고 어쩔 수 없이 폭력을 사용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누군가를 발로 차고 때렸다고요? 절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약에 취한 여자를 제지했느냐고요?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이것을 가정 폭력이라고 말한다면, (약에 취한) 사람을 진정시킨 점에서 난 유죄를 인정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리스는 메이웨더의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이며 의도적인 정신 가해행위이자 과실에 의한 정신적 가해행위"라고 소장에서 반박했다.

해리스는 마약 복용·중독을 모두 부인하면서 정신적 충격을 유발한 것은 메이웨더의 제지라기보다 직접적인 폭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소파에서 자던 자신에게 메이웨더가 다짜고짜 주먹을 퍼붓고 발로 찼다면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집안을 끌고 다니기도 했다고 기술했다.

이 때문에 아침에 일찍 병원에 가 머리, 얼굴 등을 치료하고 이때 생긴 멍으로 고생했다고도 했다.

메이웨더는 해리스의 주장에 즉각 의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진 증거도 없고 오로지 혐의와 풍문만 있을 뿐"이라며 사실과 다르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지난 2일 파키아오와의 대결에서 졸전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메이웨더는 이 한 경기만으로 1억5천만 달러(1천622억 원) 이상을 벌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집단소송을 당한 파키아오는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에 어깨 부상을 숨긴 탓에 출전 정지 또는 벌금 징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