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아스토리아에 사는 50대 한인 주부 김 모씨는 지난 주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경품 대행업체 직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벤츠 자동차 경품 행사에서 당첨됐다’며 축하한다는 얘기였다.

의아했지만 아무 조건없이 벤츠 승용차를 곧바로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직원의 말에 순간 의심도 사라졌다. 단 하나 승용차를 수령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의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편의점에서 500달러 짜리 그린닷 카드를 구입해 번호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

벤츠를 타게됐는데 500달러 정도 쯤이야 하고 편의점으로 간 김씨는 “사기일 수 있다”는 편의점 직원의 말을 듣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경품대행사로 전화를 걸어 “내가 찾아가 직접 돈을 주겠다.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자 직원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동안 잠잠하던 경품 당첨 전화 사기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존재하지 않는 고액의 경품을 미끼로 크레딧카드나 선불 카드의 일종인 그린닷 등을 이용해 수수료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크레딧 카드 정보를 제공할 경우에는 2차적인 신분 도용 범죄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품 사기를 위한 미끼 상품도 벤츠 승용차부터 아이패드?스마트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텍스팅 메시지를 통한 경품 당첨 사기도 경계해야 한다. 텍스팅 메시지에 고액의 상품권에 당첨될 수 있다며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홍보한 뒤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전화?문자서비스에 가입하게 유도한다. 결국 경품사기였다는 사실은 이벤트에 참여했던 사람이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아 본 뒤 알게 된다.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는 이와관련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이민자 커뮤니티의 경우 이 같은 경품사기 행각의 주타겟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합법적인 경품추첨은 상금수령 조건으로 수수료나 보험료, 세금, 운송비를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을 조언했다.

FTC는 경품추첨 사기 예방을 위해서는 ▲전화상으로는 은행계좌 번호, 크레딧카드 번호, 소셜번호 등을 절대 알려주지 말고 ▲정부기관이라고 주장하며 돈을 요구할 경우 공식 레터헤드를 통한 서류를 보낼 것을 요구하고 ▲누가 전화를 걸어 경품 또는 상금에 당첨되었으니 즉석에서 수령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면 사기로 여기고 전화를 끊을 것 등을 당부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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