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기간 최대 규모, 문화 파트너십 체결 한국예술 조명 탄력
26일 기자회견에서 데이브 주코프스키 현대자동차 CEO가 ‘더 현대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홍 현대 부사장, 마크 리들리 토머스 수퍼바이저,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 <박상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10년 동안 LA카운티 미술관(LACMA·이하 라크마)을 다각도로 후원하는 역사적인 문화예술 파트너십을 라크마와 체결했다.
라크마가 한 기업으로부터 이처럼 장기간의 대규모 서포트를 받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한국의 대기업이 미국의 미술관에 지속적인 후원을 제공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라크마의 마이클 고반 관장은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대 규모이며 최장기간 지속되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파트너십”이라고 감사를 표하고 “현대의 후원으로 라크마는 앞으로 한국미술과 테크놀러지, 2개 분야에서 선구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 현대 프로젝트’(The Hyundai Project)로 명명된 이 파트너십은 라크마의 한국 미술 전시와 연구, 도록과 책자 발행 등을 전폭 지원할 뿐만 아니라 ‘아트와 테크놀러지 랩’의 지원, 주요 현대미술품의 구입, 오는 11월의 다이애나 테이터 설치미술전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폭넓은 후원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2018년 한국 전통서예전, 2022년 한국 현대미술전, 2024년 20세기 한국 미술전이 열릴 예정이며, 라크마 50주년 기념으로 2점의 주요 설치작품(로버트 어윈의 ‘미러클 마일’과 제임스 터렐의 ‘라이트 레인폴’을 구입하도록 펀드를 지원했다.
또 라크마가 1967~71년 운영했던 ‘아트+테크놀러지 랩’ 프로그램을 부활시켜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켜 작업하는 차세대 아티스트들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더 현대 프로젝트’의 예산규모는 현대와 라크마 양측 다 밝히지 않고 있으나 LA타임스는 수백만달러 규모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 측은 “충분한 지원”이라고만 말하고 “예술의 가치를 돈의 액수로 산정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는 2011년 정의선 부회장이 제안한 ‘모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따라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주도해 왔으며 2013년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2014년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파격적인 후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 라크마와 세 번째 프로젝트를 체결한 것이다.
데이브 주코프스키 현대자동차 CEO는 “캘리포니아 특히 LA는 아시아 문화예술의 관문이고 라크마는 미 서부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기관으로서 그 중심에 있다”고 말하고 “자동차는 고무, 플래스틱, 메탈, 유리를 사용하여 만드는 운송수단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고 디자인으로서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다”면서 자동차와 테크놀러지, 예술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강조했다.
약 2년 전부터 현대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며 프로젝트 구상을 전개해 왔다는 고반 관장은 “한국의 유력한 후원 그룹들로부터 지속적인 서포트를 받고 있으나 이번 현대 프로젝트처럼 장기간에 걸친 집중 후원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라크마로서도 전무후무한 딜이지만 아마 LA 전체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라크마를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한국 기업 혹은 재단은 아모레 퍼시픽, 한진, 국제교류재단 등이다.
고반 관장은 또 “라크마는 한국 미술품 컬렉션이 가장 강한 미술관인데 최근 몇 년간 한국과 많은 교류와 후원이 오가고 있어 무척 기쁘다”면서 “이 파트너십으로 한국 예술을 좀 더 심도 있게 연구 조사하고 조명할 것이며, 현대의 서포트로 미국사회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라크마의 전 직원이 참석하고, 현대에서도 많은 직원들이 나와 함께 축하하며 미디어의 다양한 요구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라크마 측의 흥분된 모습은 지난해 11월 제롤드 페렌치오의 5억달러 상당의 미술품 기증 기자회견이 연상될 정도로 들뜬 축제 분위기였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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