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KS 한국문학 심포지엄 ‘무산스님의 선시조’
▶ 권영민 교수와 대담*시조낭송*시조창 공연 등
20일 UC버클리한국학센터 주최 한국문학 심포지엄에 초청된 무산스님(가운데)이 권영민 교수(왼쪽)와의 대담을 통해 시조문학의 중요성을 담담히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통역을 받은 신지원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삶의 즐거움을 모르는 놈이/ 죽음의 즐거움을 알겠느냐/ 어차피 한마리/ 기는 벌레가 아니더냐/ 이다음 숲에서 사는/ 새의 먹이로 가야겠다’--<적멸을 위하여
>깨달음의 눈을 뜨게 해주는 선시조로 한국시단의 새 영역을 개척한 무산 조오현 스님(설악산 신흥사 조실(큰절의 최고어른))의 문학세계를 살펴보는 심포지엄이 20일 UC버클리한국학센터(CKS) 주최로 열렸다.
데이비드 브로우어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무산 큰스님은 권영민 UC버클리 방문교수와 대담을 통해 선심을 드러내며 수행 속에서 얻은 깊은 성찰과 깨달음을 설파했다.
또 홍성란 시조 시인, 하인츠 인수 펜클 교수(뉴욕주립대)가 무산스님의 시조 ‘내가 나를 바라보니’ ‘절간 청개구리’ 등을 낭송하고 가야금(홍세린), 대금(고진호) 연주에 맞춰 이유경씨가 아름다운 시조창 공연을 펼쳐 큰 울림을 주었다.
무산스님은 자신의 시조를 중간중간 들려준 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면서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오직 나라는 주체가 있으므로 해서 인식되고 존재하니 언제나 깨달아야 할 것은 남이 아니고 나자신”이라고 말했다. 시조에 대한 질문에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삶의 고단함과 애달픔, 인간살이의 희비애락, 우비고뇌를 흥얼거린 것이 시조"라며 "시조는 한국인들 영혼의 소리"라고 답했다.
스님은 “일본은 일찍부터 하이쿠(전통시)를 미국에 보급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한국인의 정신이자 맥박인 시조를 보급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조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데이비드 매캔 하버드대 교수는 정몽주의 ‘단심가’, 황진이 시조, 정철 송강의 가사, 김소월 민요시 ‘진달래꽃’ 등을 통해 한국시조의 형식과 미적 요소 등을 분석해주었다.
1960년대 평화봉사단원으로 안동에서 생활하면서 시조를 처음 접한 그는 미 중고생을 대상으로 시조창작대회를 여는 등 한국시조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매캔 교수는 직접 기타를 치며 서양멜로디에 한국시조를 얹어 불러 큰 환호를 받았다.
또 ‘고스트 브라더’라는 책을 펴낸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하인츠 인수 펜클 교수는 화두가 남겨있는, 중의적 표현이 강한 조오현 스님의 시가 담고 있는 작품의 독특함 등을 분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현원영 시조시인, 임문자 수필가, 나효신 작곡가 등 북가주 문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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