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가 최우람, 특이한 모빌작품 등 전시도
알렉산더 칼돌(1898-1976)이 21세기까지 살아 있었다면 어떤 모빌을 만들었을까? 우리의 영혼 속으로 색색의 웃음을 던지며 산들바람의 춤을 추게 한 그의 작품이고 보면 이 모진 계절도 좀은 물러가는 것 같다. 뉴왁뮤지엄 2층에 걸린 칼돌의 작품 ‘세 개의 공이’를 보면서 그 작은 공이가 우연의 확률에 의해 울리기를 기다렸다.
히팅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으니 공이가 색판을 쳐서 소리를 낼 만도 한데, 한참을 기다려도 빙빙 돌고 있을 뿐 소리를 내지 않는다. 기다림을 포기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엔 떠오르는 한국의 최우람(1970-) 조각가의 특이한 모빌작품이 걸려 있다. 칼돌의 작품처럼 우연한 움직임의 한 순간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역동이 모빌을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작품이다. 제목은 ‘Unicus-Cavum ad Initium’. 미술과 공학의 합작품이다. 재료는 21 세기답게 금속. 매우 정교하게 조각된 거대한 거미 모양의 조각품이 어느 순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디에도 가지 못하면서 헛날개짓을 하는 걸 보면 날아오르고 싶다는 의지로도 보이고, 이미 내가 볼 수 없는 어딘가를 훨훨 날면서 여기엔 그 허물의 잔영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은 더 이상 물체가 아니라 생명이며, 조각이 아니라 너와 상호작용하고 있는 ‘나’라는 선언을 하는 것 같다. 그 ‘너’는 ‘그냥’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지향’하는 바가 있어 보이고, 그 지향점까지의 ‘그’의 먼 길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국관에 들어서면 최우람 조각가의 2013년 작품이 또 하나 걸려 있다. 이 작품은 뉴왁뮤지엄이 작년에 사들인 영구소장품이다. 제목이 ‘Gold Cakra Lamp’라니 ‘금으로 된 만다라 램프’ 쯤으로 해석되겠다.
벽면에 붙어 있지만 빛이 나오고, 황금의 세밀한 형체들이 움직이며 모습을 바꾸어 간다. 시계의 껍질 속에서 끊임없이 시간을 돌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의 흐름 같기도 하고,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침묵의 함성 같기도 하다. 그 움직임의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환한 연화의 장에 다다르게 될까?
뉴왁뮤지엄이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으니 반갑고 또 고맙다. 한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오는 14일(토)을 한국의 날로 정하고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니 더욱 그렇다. 이 날 행사에는 사물놀이는 물론 연 만들기, 갓 만들기, 서예, 갤러리 투어, 웍샵 등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코리아파운데이션의 도움으로 열리는 이 행사의 문의는 웹사이트나 전화( newarkmuseum.org. 973)596-6550)로 하면 된다. 주소는 49 Washington St., Newark, NJ다. <한영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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