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국의 제임스 폴리 기자가 사막에서 검은 복면을 한 IS대원에 의해 목이 잘리는 비참한 최후를 마친 이래 세계는 이 복면의 사나이가 누구인가에 대해 최대의 관심을 보여 왔다. 매스컴은 이 복면의 사나이를 ‘지하드 존’이라는 별명으로 불러왔다. 폴리 기자에 이어 영국인 데이빗 헤인즈가 이 ‘지하드 존’에 의해 참수형을 당했을 때 데이빗 캐머런 영국총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반드시 이 악한을 잡아 처벌 하겠다”고 선언 했었다.
그런데 지난주 이 지하드 존이 영국인 모하메드 엠와지라는 사실이 B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에 의해 보도되자 영국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영국 여고생 3명이 IS대원의 신부가 되기 위해 런던을 빠져나가자 캐머런 총리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영국의 이민정책과 교육제도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
복면의 사나이 ‘지하드 존’이 TV에 처음 나타났을 때 그의 어머니는 그가 자기 아들 엠와지라는 것을 바로 알아 차렸다고 한다. 엠와지의 어머니가 당국에 어떻게 신고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을 나온 엠와지(27)는 과묵한 무슬림이었는데 탄자니아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극단주의에 빠져 영국정보국 MI5의 감시를 받기 시작했으며 MI5의 첩자가 되어줄 것을 제안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이때 정보당국자는 엠와지에게 “당신이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당신의 생애는 비참해질 것”이라고 경고 했다고 그의 친구들이 전하고 있다. 엠와지는 그후 쿠웨이트에 가서 직장을 구했으나 얼마 후 해고 되었으며 쿠웨이트 여성과 약혼했으나 영국 수사기관이 여자 가족에게 엠와지가 위험인물이라는 것을 알려줘 파혼이 되어 버렸다.
그는 쇼크를 받고 영국에 돌아와 며칠 머물다 다시 쿠웨이트로 돌아가려 했으나 이번에는 쿠웨이트 정부가 그의 재입국을 거절했다. 그는 런던에서 항상 미행 당했고 외국여행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나는 영국에서 적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내 인생은 너무 비참하다”고 말한 후 2013년 가출했으며 마침내 지난해 8월 복면의 IS대원으로 TV에 등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를 도와온 런던의 인권단체 대표는 “엠와지는 보기 드문 모범청년이며 사귀고 싶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영국의 정보기관이라고 평했다.
무엇이 젊은이들을 IS(이슬람 국가)에 가담하도록 만들고 있을까. 미국에서도 엊그제 3명의 청년이 IS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 되었으며 캐나다에서도 지난주 6명의 젊은이가 IS대원이 되기 위해 출국했다고 한다. FBI의 마이클 슈타인바하 부국장은 어제 의회에서 “우리는 심리전에서 IS에 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서방의 젊은이들이 IS에 가담하면 미국 안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증언했다. IS가 미국인 동조자들에게 내린 지령은 “오바마를 살해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무슬림 청년층은 서방 세계가 자신들을 인종차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항상 가슴속에 분노를 품고 있는 것으로 사회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IS는 절망적인 이들에게 무슬림 천국이 있는 것처럼 교묘하게 선전해 유혹하고 있으며 히틀러 정권하의 젊은이들이 나치를 자신들의 천국으로 믿어 열광한 것과 똑같은 현상이 지금 젊은 층 무슬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중동 이민정책이 중대 기로에 서있다. 일부 무슬림 청년층이 ‘지하드 존’처럼 두 개의 얼굴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하드 존을 죽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슬림에 의해 무슬림 문제가 해결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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