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김모씨는 최근 연방 국세청(IRS)으로부터 소송을 진행한다는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무심코 받은 전화에서 ‘이 전화는 IRS의 공식 통보(official announcement)로,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자동 응답메시지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아는 CPA에게 문의하니 사기 전화라고 해 그제야 안도를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해 세금보고 시즌이 한창이 가운데 이처럼 IRS를 사칭한 사기행각이 끊임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라’는 선에서 그쳤던 종전과 달리 최근에는 체포, 추방, 라이선스 박탈 등의 위협까지 서슴없이 가하는 등 범행수법이 대담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한인 소매업주도 “IRS 직원이라며 음성메시지를 남겼기에 처음에는 그냥 무시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는 현재 운영 중인 가게의 라이선스를 박달하겠다고 위협을 했다”며 “지난해에도 이같은 사기전화를 받은 경험이 있어 신경을 안 썼는데 이렇게 엄포까지 놓으니 깜박 속을 뻔했다”며 황당해했다.

이같은 사기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설된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최근 빈번하게 걸려오는 IRS 사칭 발신번호 중에는 710-201-2246, 202-599-9670, 202-684-6433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들 사기범들은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전화번호로부터 온 전화도 IRS 관계자라며 세금체납을 운운하면 대부분 사기라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전화뿐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웍 서비스(SNS)를 이용한 사기까지 가세하고 있다. IRS는 사기범들이 가짜 이름과 가짜 배지번호 등을 이용, IRS 직원임을 사칭할 뿐 아니라 IRS 범죄수사국 소속이라고 밝히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척하며 납세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IRS 측은 특히 노인이나 이민자, 비영어권 납세자들을 집중 노리고 이같은 시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코스키넨 IRS 커미셔너는 “누군가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이같은 위협을 한다면 그것은 사기”라며 “IRS는 납세자들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반드시 공식 문서를 통해 세금관련 사항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IRS는 지난 2013년 10월 이래 전국에서 총 3,000여명이 이같은 사기피해를 실제로 입었으며 이들이 입은 피해액은 1,4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