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미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하고 놀랄 때가 있다. 오늘 아침 어느 TV에서 미국 안에 형성된 무슬림 촌을 특별방영 했는데 신기하고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프랑스처럼 미국에도 무슬림 빈민촌이 생긴 것이다. 흑인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에는 백인과 동양인은 얼씬도 하지 않으며 많은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거리를 활보하는가 하면 사원에서 코란을 읽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타운에 울려 퍼진다. 기도 시간만 되면 거리에서도 무릎을 꿇는 남성들의 모습이 보이고 식당 간판이 아랍어로 쓰여진 것이 허다하다. 마켓에는 무슬림들만이 먹는 식품이 가득했다.

화제의 무슬림 빌리지는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빈민촌이다. 마을 구성원 대부분이 아프리카에서 온 소말리 이민으로 LA의 코리아타운처럼 미네아폴리스의 소말리 타운이다. 그러나 타운인구가 10만명이나 된다. 미연방하원에서 유일한 무슬림인 케이스 엘리스 의원이 바로 이 지역 출신이다.

이 마을이 코리아타운이나 리틀 도쿄, 차이나타운과 다른 점은 이 무슬림촌에서 IS(이슬람 국가)대원으로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FBI에 의하면 IS에 가담한 미국인 무슬림은 100여명인데 그중 4분의 1이 미네아폴리스 무슬림촌 출신이다.

미국의 무슬림인구는 약 600만명인데 날로 팽창해 30년 후에는 5,000만명이 될 것이라고 무슬림 시카고 대회에서 발표된 적이 있다. 무슬림 인구팽창에는 무슬림을 두려워하는 이슬람 포비아가 따른다. 이슬람 포비아는 인종갈등과 혐오범죄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엊그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슬림 유학생 3명이 백인에 의해 무참히 집에서 살해 되었다. 파킹장 시비가 번진 것인데 피해자의 부모들은 범인이 처형형식으로 살인한 것은 분명히 감정적인 것이며 증오범죄라고 말하고 있다. 이 사건에 격분한 아랍의 무슬림 3,000여명이 카타르에서 데모를 벌였으며 사우디 정부는 미국에 강경한 항의를 하는 등 국제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찰은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이며 무슬림 증오범죄로 정의를 내릴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9.11사태 후 미국이 내걸고 있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의 무슬림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슬람 개종이 교도소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각국 정부가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어느 무슬림 학생은 자신이 무슬림이 되어야 하느냐, 미국인이 되어야 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을 TV뉴스에서 본적이 있다. 보스턴 마라톤 참사도 이런 고민에 쌓인 무슬림 청년의 범행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인 무슬림과 미국인 무슬림들 중 일부가 극열 지하디스트로 변해 서방이 골치를 앓고 있다. 자생적인 테러리스트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코펜하겐에서 일어난 테러도 덴마크 이민이 저지른 사건이다. 파리에서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참사의 범인들도 프랑스 국적의 무슬림들이다. 이 때문에 유럽과 미국에서 무슬림 증오현상이 일어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 테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이례적으로 테러문제 정상회담을 이번 주 워싱턴에서 개최한다.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이슬람 포비아가 과격한 젊은 무슬림들을 자극해 파리참사와 같은 테러가 일어날까봐 미국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이 당면한 새로운 갈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