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소통’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총리로 임명된 이완구 의원은 “소통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야당이며 야당을 이기려 하지 않는, 야당을 이해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여당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게다가 엊그제는 불통으로 소문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마저 비서실 수석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고 대국민 소통을 국정추진의 제1 목표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사회 곳곳에서 소통이 논란의 주제다.
소통이란 무엇인가.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소통이 된다’는 뜻은 ‘말이 통한다’는 의미다. 소통은 대인관계의 필수요건이다. 한국에서는 직장인들의 80%가 대인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이직 사원의 65%가 소통이 안되는 분위기를 이직 사유로 꼽는다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가족 사이에서도 소통이 안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유리 동물원’은 가족 간의 소통부재가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가를 잘 그리고 있다. 남편은 아내인 아만다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 가정을 떠난다. 아만다는 혼자 가정을 꾸리며 아들 톰에게 끊임없이 생계의 부담을 지우고 장애인인 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가치판단만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한다. 이같은 가정 내의 소통부재는 경제적 위기로 나타나 가족 모두가 지옥과 같은 빈곤 속에서 살게 된다.
소통이 안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데 열심히 일하면 무엇 하나 하는 생각이 지배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없다. 부부갈등도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말이 통하지 않아 소통이 안되면 가슴만 치게되고 이것이 쌓이면 화병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에 먼저 지배되는 동물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자존심, 피해의식, 방어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소통의 장애요인이 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소통이야말로 가정에서는 행복을 좌우하는 키워드이며 사회에서는 성공의 무기로 인정되고 있다. 직장에서는 업무능력보다 대인관계 능력이 출세의 기준이 된다.
소통은 무엇인가.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신들의 의견만 옳다고 고집하면 자식들과도 소통이 안된다. 옳은 소리를 하는데도 설득이 안된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감정이 상해 대화가 안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주는 리더십이 바로 이런 스타일이다. 자신이 옳다는 신념이 너무 강해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여유가 없다. “내 판단이 옳다. 나는 지금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변에 ‘예스 맨’들만 모여들게 되고 이런 그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볼썽사나운 불통으로 비치게 되는 법이다. 여성 대통령 탄생과 부드러운 여성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소통의 비결은 경청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4개월 만에 한국축구팀을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것은 그의 뛰어난 소통능력 때문이다. 말하기보다 경청하는 스타일이며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윈윈을 목표로 한다. 박대통령과 새 내각은 슈틸리케의 소통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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