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경쟁 피하려는 도피성, 부작용 많아
▶ “사전 준비 철저, 득실 꼼꼼히 따져야”
한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중학교 2학년 재학 중인 아들이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자 2년 전 조기유학을 결정했다. 김씨는 포털사이트 카페 등을 통해 유학 가디언 가정을 찾았고 아들 혼자 미국에 보냈다.
하지만 그는 “아들이 미국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믿은 생각은 오산이었다”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현지 적응에 힘들어 한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한국 내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조기유학생들이 이른바 ‘패러슛 키즈’(낙하산 아이들)이라고 불리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최근 남가주를 찾는 조기유학 열풍이 다소 주춤하지만 부작용은 끊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조기유학 온 10대 청소년들 중 일부는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조기유학을 일종의 ‘도피처’로 여길 경우 10대 자녀들은 탈선하거나 정서적 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한 상담기관 대표는 “사실 조기유학은 득보다 실이 많을 때가 있다”고 전제한 뒤 “조기유학을 떠나는 10대들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기 때문에 ‘대인관계, 인격형성, 윤리관과 가치관 형성’에 지장을 받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상담기관에 따르면 조기유학생과 부모들이 많이 문의하는 상담 사례는 청소년 탈선, 자녀와 부모 대화단절, 인격형성 장애 등이다. 상담 기관 관계자들은 조기유학에 나선 청소년이 현지 부적응 현상을 겪으면 성인이 되더라도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스트레스와 불안증세로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가 더 큰 문제라고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조기유학생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 홀로 유학’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부모 한 명이 따라 나서는 ‘기러기 유학’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학교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나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 등을 보이는 청소년을 조기유학 보내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3가 초등학교 수지 오 교장은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도피성 조기유학”이라며 “한국에서 문제를 겪은 청소년이 미국에서 잘 생활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18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 밑에서 보살핌을 받고 공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 교장은 “그럼에도 부모가 자녀 조기유학을 결정할 때는 현지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어떤 환경이 자녀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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