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국정연설 분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올해 국정운영의 핵심 아젠다로 ‘중산층 껴안기’를 뽑아들었다. 2016 대선을 정조준한 카드다.
지난해 11.4 중간선거로 의회가 8년 만에 송두리째 공화당의 수중에 들어간 상황에서 야당과의 정책 차별화를 이루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예견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중산층 껴안기’의 핵심은 세제개혁으로 요약된다. 부유층 증세를 통해 중산층에 대한 추가 세금공제 수단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그가 내민 제안의 골자다.
연소득 50만달러 이상인 부부의 경우 배당 등을 통해 얻은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을 기존의 23.8%에서 28%로 4.2%포인트 상향조정하고 주식과 같은 유산 상속분에도 자본소득세를 부과한다는 것. 이를통해 향후 10년간 3,200억달러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해 중산층에게 추가 세금공제를 제공하고 고등교육 및 보육관련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3,200억달러의 추가 세수를 재원삼아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면제, 모기지 대출금리 인하, 가족 유급휴가 제도화, 고속광대역 통신망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제안이 입법 성과로 이어지는 것보다 2016년 대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무게 추를 두고 있다.
그는 이번 국정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이륙준비를 갖추어 가고 있다는 점을 한껏 부각시켰다.
집권 2기 전반전을 마친 현 상황에서 미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3%대를 기록할 전망이고 두 자릿수로 치솟았던 실업률은 5%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7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에 동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40% 아래쪽에서 맴돌았던 그의 지지율도 긍정적인 경기지표와 맞물리며 50%선으로 반등했다.
11.4 중간선거의 참패로 민주당의 지원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지만 민심이 그를 향해 서서히 돌아서기 시작하면서 행정명령과 거부권을 칼과 방패삼아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 반전’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국정연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16년 대선을 겨냥해 당의 지지기반을 다지면서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와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문을 만족시키는 메시지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2015년도 국정연설이 중심축이 중산층 껴안기였다면 대외정책의 주요화두는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 주간지 총격테러를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발호하는 극단주의 테러세력을 격퇴해 나가는 임무를 미국이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수니파 극단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는데 이어, 최근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이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의 대응 방향과 수위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미국이 제 몫을 해내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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