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 온 1.5세인 한인 김모(30)씨는 최근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역량을 펼칠 기회를 가져보기 위해 한국 유명 대기업과 취업 인터뷰를 봤다가 결국 한국행을 포기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성장한 김씨에게 한국의 기업문화가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4일 정도 합숙하면서 개별 인터뷰 및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직원들이 매일 저녁 식사 후 회사로 다시 들어와 늦게까지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고액 연봉을 약속 받았으나 근무환경이 생각한 것과 달라 지금 근무하는 미국 직장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한 한인 2세 이모(25)씨는 한국의 복잡한 국적법과 병역법 때문에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포기한 경우. 미국에서 태어날 당시 부모가 영주권자여서 선천적 복수국적 신분인 이씨는 만 18세 되던 해 국적이탈 기회를 놓쳤다가 뒤늦게 이를 알게 돼 방법을 찾았지만 병역 문제가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한국 취업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인 1.5세와 2세 인재들이 한국에 나가 취업 등 기회를 찾는 경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총영사관의 ‘지난 3년간 사증 발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LA 총영사관을 통해 한국행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한인 2세를 포함한 미국 시민권자는 총 1,03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 1,162건에 비해 11.1%가 줄어든 것으로, 2012년 1,378건과 비교할 때는 25%나 감소한 것이다.
비자 종류별로 보면 단기 취업비자(C-4) 취득 건수가 613건으로 전년 동기 674건에 비해 9.1%가 줄었으며,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기 위해 발급받은 취업비자(E-2)도 402건으로 전년 대비 15.2%가 감소했다.
특히 영여회화 강사와 관련한 비자는 3년 사이 30.1%나 감소해 연간 600명을 상회하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인 2세들의 한국 내 취업활동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 ▲권위적인 기업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양국의 연봉 차이 ▲과다한 경쟁에 대한 부담감 ▲잦은 야근 ▲언어장벽 ▲병역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잡코리아 USA가 최근 실시한 ‘한국 취업에서 가장 고민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참여자 150명 가운데 31.1%는 직장 내 과다한 경쟁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급여 차이(20.4%), 기업문화 환경(17.5%), 언어소통(14.6%), 외로움(10.7%) 등으로 나타났다.
또 94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선천적 북수국적자인 경우 재외국민 2세 확인을 받았더라도 18세 이후 국내 체재기간이 통산 3년을 초과할 경우 징집대상자로 분류되는 조항이 2011년 11월25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상당수의 미주지역 한인 남성들이 구직을 위해 한국에 체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브랜든 이 잡코리아 USA 대표는 “한국의 권위적인 기업문화에 대한 평판이 작용한 데다 모국행을 잘못 했다가는 병역 징집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으로 한인 2세들의 한국 구직활동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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