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4세 소녀들에 뷰티 트리트먼트 인기... 아동교육가 “최악의 아이디어” 거센 비판
▶ 미전국 2만개 스파 중 25%가 키드 서비스 신설... 500~3,000달러 패키지 ‘스파 버스데이 파티’도
스파 파티에 참석해 머리손질까지 마친 소녀들이 피자를 먹고 있다.
3살짜리 딸 페이스의 생일기념으로 스파 트리트먼트를 선사한 엄마 젠 브라운이‘스윗 앤 새시’의 분홍색 리무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사지에서 페디큐어까지 스파에 들러 풀서비스를 받고난 여성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몇 년은 더 젊어진 듯하다”며 만족해한다. 여성들의 ‘스파 사랑’은 7세 소녀에게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페이지 에레스먼도 가장 친한 친구들과 ‘스파 데이’를 가졌다. 온갖 가십을 주고받으며 수다도 실컷 즐겼다. 엄마들 못지않게 멋진 헤어스타일과 메이컵 서비스를 받은 이들은 그러나 겨우 초등학교 2학년, 일곱 살짜리 소녀들이다.
스파산업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마더-도터 매니큐어’ 정도를 훨씬 넘어 이제까지 성인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스파업소가 아이들, 특히 4~14세 어린 소녀들 전용 서비스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어린이 전용 데이스파는 이제 웬만한 대도시에는 다 있다. 너무 어려 아직 첫 여드름이 나 보지도 않은 소녀들(때로는 소년들)을 위한 전문 마시지에서 페이셜 등 뷰티 트리트먼트를 제공하는 곳들이다.
“마치 세상 최고의 공주가 된 느낌이예요”라고 ‘스윗 앤 새시(Sweet and Sassy)’에서 일곱 살 생일파티를 가진 페이지는 말한다. 스윗 앤 새시는 아동고객 전담 훈련을 받은 미용사들까지 갖추고 있다고 자랑하는 전국 체인 스파다. 뷰티 트리트먼트를 끝낸 페이지와 파티에 초대받은 소녀들은 레드 카펫 위를 걸어 핫핑크 색깔의 리무진 속으로 사라졌다. 리무진이 들떠서 꺅꺅대는 소녀들을 태우고 주차장 주변을 도는 동안 한 6살짜리 초대 손님은 셀피 촬영을 계속했다.
이 럭셔리의 성역에선 책임 맡은 어린 고객들을 소중히 보살핀다. 아동 사이즈로 제작한 로브를 입히고 평소 맨발로 뛰어다니느라 거칠어진 뒷꿈치에 오일 마사지를 권유하기도 하고 너무 작은 아이들은 들어서 마사지 테이블에 올려놓아 주기도 한다.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베벌리 윌셔 스파의 ‘키드 트리트먼트’의 가격은 세수와 얼굴 마사지를 해주는 15분간의 ‘공주 페이셜’의 경우 50달러다. 페이지의 엄마는 딸의 스파 생일파티를 위해 400달러를 지불했다.
이런 사치를 누리기 힘들다면 토이저러스에서 판매하는 30달러짜리 ‘오비즈 럭셔리 스파’로 대신할 수도 있다. 페디큐어 스테이션 같은 토이인데 말랑한 작은 볼로 가득 차 있어 아이들이 발을 담그며 스파 기분을 낼 수 있다.
업계의 트렌드를 분석하는 국제스파협회는 미 전국 약 2만개의 스파 중 25%가 현재 13세 이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년 전 15%에서 10포인트나 증가했다. 틴에이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파도 전체의 3분의 1에서 절반으로 늘어났다.
이중 일부는 아동 전용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바나나 향의 페이셜을 제공하며 ‘고객’ 대신 ‘공주님(princess)’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어린이 스파의 이윤에선 생일파티 패키지가 큰 몫을 차지한다. 동네 ‘척 이 치즈’에서 갖는 피자 앤 스키볼 파티가 시들해진 아이들이 열광하는 세련된 신상인 셈이다. 뉴욕의 체인점인 ‘시리어슬리 스포일드 살롱 앤 스파’의 파티 가격은 500달러에서 3,000달러까지로 맛있는 냄새가 나는 로션을 듬뿍 사용하는 ‘배스-베이커리’ 경험을 포함한 옵션도 제공된다.
이 스파는 리사 가진스키(48)가 여동생과 함께 2008년에 롱아일랜드에서 시작했는데 불황을 거뜬히 이겨냈을 뿐 아니라 2개 지역에 추가 오픈하는 등 현재 사업은 확장일로다. 자녀들을 데려오는 고객 중에는 홀로 딸들을 키우는 싱글 대디도 상당수라고 이들은 귀뜸한다.
스파협회의 린 맥니스 회장은 어린 소녀들이 뷰티 트리트먼트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증진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치과에 데려가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요.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익히는 것은 바람직하니까요”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맙소사, 아이들에게 스파라니요? 세상이 어디까지 가려는 겁니까?”라고 사회학자 크리스틴 카터는 개탄한다. ‘행복 만들기 : 즐거운 아이들과 행복한 부모가 되기 위한 10가지 단순한 방법’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부모들에게 “여러분을 킴 카다시안(섹시한 모델 겸 배우)처럼 해드릴게요”라고 선전하는 곳에 자녀를 데리고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동심리학자 매들라인 리바인도 어린이 스파는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나 정작 스파를 즐긴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은 대 만족이다. 덴버 동물원에서 강철부스와 글러브를 끼고 일하는 미캐닉인 러브 러델(37)은 10살짜리 딸 페이턴을 스파에 데리고 와 함께 뷰티 트리트먼트 받기를 즐겨 한다. 딸에게 “터프하면서도 동시에 아름다운 여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서다.
켄과 젠 브라운 부부는 3살짜리 딸 페이스의 생일선물로 스파 서비스를 택했다. 매니큐어를 받고난 후 기저귀를 찬 엉덩이를 의자에서 일으킨 페이스의 다음 코스는 핫핑크 리무진 드라이브. 그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자 41세의 아버지는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시켜야지요”라고 대답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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