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건ㆍ사고에 희생자도 유난히 많아
서북미 지역은 올해 유난히 사건ㆍ사고 희생자가 많았다. 산사태로 43명이 목숨을 잃는 워싱턴주 최악의 자연재해가 발생했는가 하면 워싱턴주의 상징인 마운틴 레이니어에서 눈사태로 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고교생이 교내 식당에서 5명을 총격살해 한 끔찍한 사건도 있었다. 집값이 크게 올라 지난 2008년 수준을 회복하는 등 경기가 확연하게 나아졌지만 서민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시애틀 시혹스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수퍼볼을 제패하는 기쁨을 선사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도 출신을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했다. 안타까움과 기쁨이 교차했던 ‘2014 서북미 톱 10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註>
오소 산사태로 43명 사망
지난 3월 22일 스노호미시 카운티 오소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아래 마을을 덮치면서 모두 4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오소 산사태는 워싱턴주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뒤인 4월 22일 산사태 현장을 직접 방문, 유가족과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연방정부의 구조 및 피해 복구 작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마지막 희생자의 시신은 사고 발생 4개월만인 지난 7월 22일 수습됐고 오소 산사태 유족들은 주정부와 스노호미시 카운티 정부를 상대로 위험한 산간지역의 관리 잘못을 들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고등학교 총기난사로 5명 희생
스노호미시 카운티의 매리스빌-필척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터졌다. 지난 10월 24일 오전 10시 39분께 학교 내 식당에서 발생한 이 총격사건의 범인은 학교 풋볼팀 소속 9학년 학생인 제이린 프라이버그(15)군이었다. 프라이버그는 가장 친한 친구 5명을 식당으로 불러 모아 총기를 난사한 후 자살했다. 이 사건으로 조 갈라소, 지아 소리아노, 쉐이리 척레나스키트, 앤드류 프라이버그가 현장에서, 또는 치료도중 숨을 거뒀다. 총격범 프라이버그는 튤랍립 인디언부족의 유력한 가문 자녀이다. 그의 범행동기는 아직 미궁 상태다. 그의 장례식에는 조문객이 1,000여명이나 참석, 총기 난사범을 관용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애틀 시혹스, 창단 후 첫‘수퍼볼’우승
미국 프로풋볼(NFL)의 시애틀 시혹스가 창단 역사상 처음으로 수퍼볼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시혹스는 지난 2월2일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포드 메트라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버 브롱코스와의 ‘수퍼볼 48’경기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NFL 역사상 최우수 쿼터백으로 평가 받는 페이튼 매닝의 브롱코스에 43-8로 대승을 거두며 ‘롬바디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무명의 수비수인 말콤 스미스는 매닝의 패스를 가로채 69야드를 달려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수퍼볼 MVP로 선정됐다. 시혹스는 올 시즌에도 수퍼볼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올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세인트 루이스 램스를 20-6으로 꺾고 NFC의 1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를 시애틀 홈에서 치르게 돼 그 가능성이 한 층 높아졌다.
최악 산불로 주택 300여 채 소실돼
올해 워싱턴주 산불 피해도 역대 최악 수준이었다. 지난 7월 중순 중북부 오캐노건 카운티 칼튼 컴플렉스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 지역의 주택 300여 채가 전소하고 25만 에이커의 임야가 소실됐다. 주정부는 ‘칼튼 컴플렉스 산불’과 주 내 10여 곳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 진압에 소방비용으로 5,000만 달러 이상을 썼다. 아울러 화재로 소실된 주택 재건 비용과 사회기반 시설의 복구비용이 더해지면서 올해 워싱턴주의 산불 피해액은 예년보다 6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65명의 주택소유주들이 “워싱턴주 정부의 산불 진화 노력이 부족했다”고 주장하며 주 천연자원국(DNR)을 상대로 배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MS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제2 전성기’
워싱턴주 경제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도 출신의 최고경영자를 선택했고 이후 여러 실적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제2의 전성기’를 추구하고 있다. MS는 지난 2월 창업주 가운데 한 명인 스티브 발머의 후임 CEO로 사티아 나델라 수석 부사장을 임명했다. MS의 3대 CEO가 된 나델라 CEO는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생으로 인도에서 대학을 마친 후 미국으로 이주해 위스콘신 대학 밀워키 캠퍼스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 시카고 대학에서 MBA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92년 MS에 입사, 지난 22년간 근속해왔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책임자로 승진된 2011년 166억 달러였던 매출을 불과 2년만인 2013년 203억 달러로 성장시키는 등 실적을 올렸다. MS는 나델라 취임 당시 37달러 대였던 주가가 12월 현재 47달러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마운틴 레이니어 눈사태 6명 사망
마운트 레이니어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시애틀 산악단체 AAI 소속 가이드 매튜 헤게맨(38), 이탄 그린(28)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프로그램 매니저 존 물랄리,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서 온 IT분석가 마크 마하니, 싱가포르 출신의 인텔사 임원 우데이 마티, 뉴욕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에릭 콜브 등 6명은 지난 5월 28일 레이니어 산 정상 등반에 나섰다가 해발 1만 4,000피트 지점에서 눈사태를 만나 3,000피트 가량 추락하면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레이니어 등반의 최고 난코스인 리버티 리지를 따라 정상에 오르다가 변을 당했다.
오리건주 20대 여성 ‘존엄사’ 파장
오리건주의 20대 새댁이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존엄사’를 예고하면서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리트니 메이나드(29)는 악성 뇌종양 말기암 환자로 고통 속에 삶을 연명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담하게 최후를 맞고 싶다는 바람으로 ‘존엄사’를 선택했고 남편의 생일 다음날인 11월 1일 자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녀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그랜드 캐년 관광이라는 마지막 소원을 이룬 뒤 당초 약속했던 11월 1일 예정대로 극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메이나드의 ‘존엄사’가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존엄사’에 대한 찬반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거세게 일었고 교황청도 “안락사를 존엄한 죽음으로 여기는 것은 그릇된 연민”이라며 죽을 권리를 주장하는 여론 확산을 경고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죽음 자체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의 또 하나의 권리라는 주장이 강하게 펼쳐졌다.
올해도 ‘마리화나 합법화’ 큰 화두
서북미에서는 올해도 ‘마리화나 합법화’가 큰 화두가 됐다. 워싱턴주에서는 7월8일부터 기호용 마리화나의 합법적 판매가 공식 시작됐다. 지난해 주민투표를 통과한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에 의해 주 정부는 워싱턴 전역의 334개 매장에 면허를 순차적으로 발급했다. 시애틀시의 ‘캐나비스 시티’가 7월8일 오전 8시를 기해 판매를 시작, 첫날 3만 6,000달러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워싱턴주에 이어 서북미에서 오리건과 알래스카주에서도 마리화나가 합법화했다. 오리건주 마리화나 합법화 발의안(M-91)은 지난 11월 4일 선거에서 54%의 지지율로 쉽게 통과됐다. 콜로라도와 워싱턴주에서의 성공전략을 원용한 오리건주 마리화나 합법화 안은 내년 7월1일 발효되며 21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 제품을 공공장소에서 1온스, 가정에서 8온스까지 소지할 수 있게 된다. 알래스카의 마리화나 합법화 주민발의안(M-2)은 52%의 득표율로 통과됐다.
워싱턴주 미국 최강 총기 규제법
각종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주에서 전국 최강의 총기규제 법안이 주민투표에 의해 통과돼 시행에 들어갔다. ‘총기규제 강화’ 발의안(I-594)이 매리스빌-필척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지난 11월 주민투표의 최대 관심사가 된 가운데 60%의 지지율로 통과됐고 지난 12월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반면 신원조회 과정을 연방정부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라이벌 발의안(I-591)은 유권자의 55%가 반대해 부결됐다. 이에 따라 워싱턴주에서는 판매 업소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총기 거래 및 양도 과정에서도 구입자의 신원을 조회해야 한다. 이법 안은 주내 10대 카운티 중 8개 카운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이 법안 통과를 주도한 ‘책임있는 총기 소지’ 단체는 법안 통과에 만족하지 않고 2015년 주민투표에 더욱 더 강화된 총기 규제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혀 이에 대한 찬반 공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국 헬기 시애틀센터 추락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 니들 인근에서 출근 시간대에 방송국 헬리콥터가 추락해 2명이 사망하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3월18일 오전 7시 40분께 KOMO-TV 방송국이 임대해 사용중인 헬리콥터가 시애틀 센터 인근에서 이륙하던 중 땅으로 곤두박질쳐 카메라 기자인 빌 스트로스맨(62)와 헬리콥터 조종사인 개리 피츠너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또 킹 카운티 보건국 직원인 리차드 뉴만은 이 지역을 운전하고 지나가던 중 추락한 헬기가 덮쳐 중화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에드 머리 시장은 시애틀 시내에 있는 헬기 이착륙장에 대한 안전 점검 실시를 지시했다. 7월에는 웨나치와 스캐짓 카운티에서 이틀 연속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헬리콥터 추락 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한 해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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