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26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일주일간 3경기를 치르는 박싱데이 스퍼트를 마치고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프로축구리그는 모두 지난 주말을 끝으로 올해 스케줄을 마무리 짓고다음 달까지 겨울휴가에 들어갔으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오히려 시즌의 가장 바쁜 한 주간을 맞는다. 바로 박싱데이(BoxingDay)인 26일 EPL 20개 팀이 모두경기를 치르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1월1일까지 꼭 7일간 각 팀당 3경기씩을 치르는 연례‘ 박싱데이 이벤트’다. 매년 12월26일부터 1월1일까지 일주일간의 박싱데이 액션은 프리미어리그 시즌 후반기 판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싱데이’란 주로 영 연방 국가에서 지키는 명절로 크리스마스 다음 날 고용주들이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담긴 박스를 주는 전통에서 붙은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EPL은 박싱데이부터 일주일 간 팀당 3게임씩을 치르는 ‘축구열전’을 팬들에게 선물로 선사하고 있다. 올해도 12월26일 EPL 20개팀이 총출동, 10경기로 격돌하는데 이어 28일에 9경기, 29일에1경기가 펼쳐지고 이어 1월1일 또다시 20개팀이 다 나서 10경기를치르는 것으로 박싱데이 열전을마무리짓게 된다.

기성용이 팀의 핵심멤버로 입지를 굳힌 스완지시티는 이번 박싱데이 기간도중 애스턴 빌라, 리버풀,퀸스팍 레인저스(QPR)와 차례로 맞붙는다. 현재 7승4무6패(승점 25)로리그 8위에 올라 있으며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스완지시티는 이번 박싱데이 주간에 상승세를이어가야 상위권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승점 18, 24, 20에 그쳤던 지난 세 시즌과는 달리 25점을쌓으며 8위에 올라 상위권에 근접해 있다.

이 상황에서 ‘중원의 핵’인 기성용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이번 박싱데이 3경기를 마치면 한국 대표팀의 멤버로 차출돼 아시안컵이 열리는 호주로 떠나야 한다. 한 달 내내 경기가 없는 독일 분데스리가와달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월중에도 경기가 계속되기에 기성용은 시즌의 절대 중요한 고비에 무려한 달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열망만큼이나 소속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마음도 클 법하다.

스완지는 설상가상으로 같은 기간동안 현재 정규리그에서 7골을기록중인 주포 윌프리드 보니까지도 잃는다. 보니는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위해 팀을 떠난다. 이런 실정이니벌써 현지 언론들은 “기성용과 보니가 없는 스완지시티가 1월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스완지시티로서는 기성용과 보니가 모두 뛰는 이번 박싱데이 3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챙기는 것이 절실한 입장이다. 과연기성용이 한 달간 팀을 떠나기에 앞서 박싱데이 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박싱데이 액션은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모든리그에 적용된다.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인 볼턴의 이청용 역시아시안컵으로 한 달간 팀을 떠나기에 앞서 3연전을 치러야 한다.

QPR의 윤석영과 카디프시티의 김보경 역시 박싱데이를 치르지만이들은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에호출되지 않아 다음 한달간 팀을비울 걱정 대신 주전경쟁에만 전념하면 된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