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비젤은 자신의 회고록 ‘Night’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처음 들어갔을때의 쇼크를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개스실 심사에서 살아남은 나는 왼쪽 팔에 A7713이라는 숫자가 새겨졌는데 이때부터 나의 이름은 없어지고 A7713으로만 불려졌다. 아우슈비츠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최대의 숙제였는데 막사에 도착한 첫날 저녁 이곳에서 오랜 시일을 보낸 내무반장의 훈계가 있었다. 그는 폴란드인이었는데 훈계의 내용은 간단했다. 너희가 살아남기를 원하느냐? 그렇다면 현재에 감사하고, 서로 격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서 감사하며 살라? 무엇을 감사한다는 말인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엘리 비젤은 왜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는 유대인들은 대부분 희망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었으며 현재를 비관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은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어 시체로 실려나가는 것을 그는 목격하게 되었다.
엘리 비젤은 개스 사형실에 가지 않은 것을 감사하고, 신체가 튼튼해 작업장에 나가게 된 것을 감사하고, 형편없는 식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화능력에 감사하고, 들에 핀 꽃과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감사하게 생각하니까 긍정적이 되고 언젠가는 세상이 바뀌리라는 희망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올해 86세인 엘리 비젤은 대학교수이며 홀로코스트 생존자회 회장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한다.
감사하며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감사는 겸손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겸손한 사람은 대체로 사리분별이 정확하고 친화력이 있어 사람을 선택할 때 겸손이 기준이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사와 겸손으로 사업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백화점 왕 워너 메이커다. 중학교 2학년 밖에 다니지 못한 그는 감사와 겸손으로 미국 최초의 백화점 체인을 열었으며 정가제와 직원휴가제를 처음 실시한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기업경영에서 그가 처음 사용한 유명한 표어다.
우리는 60년대에 비해 엄청나게 잘 살고 있다. 그런데도 왜 행복하지 못할까. 감사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돈 많이 버는 것이 풍요의 기준이 되어 아무리 물질이 넘쳐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정신적으로 쪼들리며 산다. 비싼 선물은 고마워 하면서도 삶 자체는 고마워 할 줄 모른다. 유대인이 나치 수용소에서 배운 것이 무엇인가. 자신들이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몰랐다는 사실이다.
몇 년전 ‘사람이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라는 책을 써서 화제를 일으킨 오츠 슈이치(일본 도호대학 호스피스 센터소장)에 의하면 죽을 때 후회하는 첫 번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두 번째가 “조금만 더 겸손 했더라면”이다. 인간은 죽음에 임박해서야 무엇이 중요한지 삶의 우선순위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감사는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내는 해석이다. 감사는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크기다. 불평을 잉태한 사람은 아무리 풍족해도 항상 불만이다. 감사하면 모든 고난 속에는 반드시 축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부부간에도 서로 감사하고 부모 자식 간에도 감사하며 살자. 추수감사절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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