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39.7%)에 올라 한국정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것도 여당과 야당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듯한 인상을 풍겨 반기문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다. 반기문 총장에 왜 여야가 군침을 삼키고 있을까.
반 총장이 여당과 야당 내에서 대선주자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여야 모두 마땅한 차기 대통령 후보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내에서 반기문 후보 가능성을 발언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친박파다. 현재 당내에서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는 김무성, 김문수, 정몽준 등은 모두 비박계 인사들이다. 그런데 새누리당 지지율은 40%를 넘지만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10%를 조금 넘는 선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에 친박계는 전전긍긍이다. 이들은 다음 대선에서 새누리당 자체 내에서 내세우는 당내인사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친박계 국회의원들이 주체가 된 국가경쟁력 강화 포럼은 며칠 전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주제로 올려 세미나까지 열었을 정도다.
엊그제는 또 새민련의 권노갑 상임고문이 “반기문 총장 측근이 새민련 후보로 대선출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해 반기문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권노갑 고문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이며 호남세력을 대표하고 있는 인사 중의 하나다. 그가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새민련의 다음 대선주자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문재인 씨로는 승리가 어렵다는 간접적인 의사표시이기도 하다. 정대철 고문의 경우 노골적으로 제2의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형성해 정권탈환을 하자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과 호남이 힘을 합치면 대통령을 탄생 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반기문’은 대통령감이 될 만한 인물인가. 그는 올해 70세로 충주고교와 서울대 외교학과, 하버드대 케네디대를 졸업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김대중 정부에서는 유엔대사, 노무현 정권에서는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성격이 원만하고 여야 모두로부터 호감을 사고있어 영남과 호남이 대치해 있는 한국 정치판에서는 영호남 화합을 외칠 수 있는 인사다. 유엔사무총장까지 지냈으니 자격으로 보면 대통령감이다.
그러나 국민이 대통령으로 모셔오는 것이 아니다.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이회창 아들 사건에서도 보았지만 이 과정이 공수특전단의 생존훈련을 연상케 하는 지옥이다. 잘못하면 반 총장이 평생 쌓아올린 명예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원집정제로 헌법이 바뀐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진흙탕에서 한번 뒹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은 ‘권력의지’다. 죽어도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억척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권력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대통령이 되는 기적을 일구어 낸 것이다.
반기문 총장은 권력의지가 약하다. “시켜주면 몰라도 그 망신, 그 고생 겪어가며 대통령 할 생각은 없어”스타일이다. 고건, 안철수, 정운찬 등은 괜찮은 인물인데도 권력의지가 약해 대통령 후보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은 사람들이다. 한국 정치판에서는 리더가 되려면 싸움꾼이라야 한다. 그런데 승승장구 스타일로 양지만을 걸어온 반기문 총장이 그런 각오를 할 수 있을까. 반 총장은 너무 점잖은 국제신사 타입이라 대통령 후보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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