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덩샤오핑이 워싱턴의 연방의사당을 방문 했을 때였다. 하원의장인 팁 오닐은 덩샤오핑과 차를 마시면서 미 의회의 기능을 설명한 후 “미국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미국의 실세는 백악관이 아니라 의회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더니 덩샤오핑도 좀 놀라는 표정을 짓더라고 자신의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과 의회를 장악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능력이다.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2년인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100석)의 36명 그리고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공화당은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는 예측이 나오는 걸까. 선거에서는 내가 꼭 잘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인기가 하락하면 내가 그 덕을 보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딜러의 끗발이 나쁘면 내 카드가 엉망이더라도 이기는 원리와 비슷하다.
중간선거 결과는 대통령의 인기와 맞물려 있다. 대통령의 인기가 높으면 집권당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고 대통령의 인기가 하락하면 상하원 선거에서도 집권당이 참패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말씀이 아니다. 지난주 발표된 그의 업무에 대한 지지율은 50%를 훨씬 밑도는 41.5%다. 부시대통령이 임기말년 최악의 인기하락 현상을 보인 39.1%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하늘을 찌르던 오바마의 인기는 어디로 가고 부시와 거의 맞먹는 인기하락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까운 현상이다. 생각해보라. 민주당 전당대회서 젊은 흑인 오바마가 연설을 하여 관심을 모은 것이 2004년이다. 그런데 이 무명의 흑인 정치인이 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5년만에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이다. 업적도 별로 없는데 노벨평화상까지 탔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재임시절 자신의 인기상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오바마”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정치인이 대통령 취임 6년만에 최악의 인기하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입장에서 봐도 자신의 인기하락은 불가사의일 것이다. 공황에 준하는 경제파동도 수습 되었고 실업률은 2009년 10%에서 지난달 5.9%로 내려갔으며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 시켰고, 빈 라덴 사살에 성공했으며 루즈벨트, 케네디, 클린턴 대통령도 시도하다가 실패한 건강보험 개혁을 이룩한 대통령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백인 중산층은 빈민층의 건강보험을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느냐면서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아랍세계의 이슬람세력과의 대화에 치중한 나머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 더구나 금융개혁법을 만들어 정부가 금융회사를 해체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등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는 월가에 대변혁을 꾀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 앞잡이 노릇하는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을 뚜렷이 밝혔으며 그를 열렬히 지지해온 유대인들에게는 놀랄만한 깜짝 쇼였다.
미국의 유대인이 누군가. 정계와 금융계, 언론계와 학계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사이가 나빠지면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왜냐하면 유대인 커뮤니티가 미국을 움직이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인기하락 이면에는 백인중산층의 분노 이외 그의 중동정책과 유대인 관계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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