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추산 - 몇 주내 2배 증가 우려
▶ 굶주리며 거리 배회, 생존위기에 처해, 감염될까 겁내는 친척·이웃 모두 외면
에볼라 감염으로 병원에 실려 간 엄마의 사망통보를 받고 흐느끼는 9세짜리 라이베리아 소녀.
페이스 테타(33)는 두 이웃이 에볼라에 걸려 죽은 후 그들의 자녀 5명이 고아가 되었지만 자기 가족들이 전염될까 그들을 도울 수가 없다고 말한다.
에볼라 피해가 가장 심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유엔은 이곳 ‘에볼라 고아’의 숫자는 4,000명에 육박했으며 앞으로 몇 주내에 두 배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같은 구호단체들은 에볼라 고아들이 거리에 방치된 채 굶주림과 질병 등 생존 위기에 처해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이 에볼라의 전염을 겁내는 친척과 이웃의 외면으로 당장 먹을 것과 잠자리조차 없는 등 기본 생계가 막막해진 것이다.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 거리를 떠도는 12세 소년 프랭크 물바는 지난 8월 어머니가 에볼라로 사망한 후 아무도 자신 근처에 오려고도 안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죽은 후 친척 집에 갔다가 쫓겨났어요. 난 에볼라에 걸리지 않았다고 사정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프랭크는 엄마가 죽은 병원에서 에볼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부분의 에볼라 고아들은 병원에서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국경없는 의사회가 운영하는 몬로비아 에볼라 치료센터의 코디네이터 로런스 세일리는 설명한다. 그러나 검사를 받지 않은 아이들도 있으며 이런 아이들이 거리를 배회할 경우 에볼라를 전염시킬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모가 에볼라로 사망한 아이들은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기 전에 21일 동안 격리시켜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런 아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니까요”라고 세일리는 전했다.
이미 1,000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최대 피해국가인 라이베리아에선 전국 어머니들의 절반이 혼자 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편모가정이 많은 것은 1999년부터 2003년 사이 내전으로 수많은 남성들이 전사했기 때문이다. 이런 엄마들이 에볼라에 걸려 죽어버리면서 자녀들은 아무 갈 곳 없이 남겨지고 있다.
프랭크의 아버지도 내전 중 사망했다. 엄마와 함께 살며 학교에 다니던 라이베리아 북서쪽 동네에도, 그가 먹을 것과 잠잘 곳을 찾아 떠돌다 발 닿은 이곳 몬로비아에도 그를 돌봐 줄 사람은 없다. 맨 먼저 친척집을 찾아 갔지만 친척들은 모두 프랭크를 받아주기를 거절했다.
그후 프랭크는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닌다. “어느 날은 아무 것도 못 먹고 굶기도 하지요. 내 사정을 들어주거나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은 날 쫓아버립니다”물론 프랭크 같은 고아의 어려운 사정에 동정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자기 가족의 안전부터 챙기지 않을 수 없다.
네 자녀의 엄마인 페이스 테타(33)의 두 이웃도 몇 달 전 5명의 자녀들을 남겨둔 채 에볼라로 사망했다. 그중 막내가 얼마 안 되어 죽었다. 테타는 이웃 모두가 감염될까 너무 겁이 나 아무도 그 한 살짜리 아기를 돌보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나머지 4명의 자녀들은 지금쯤 구걸하며 거리를 배회할 것이다. 불쌍한 아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약간의 친절이지만 도움은커녕 공포와 경악에 움츠러든 냉대가 대부분이며, 심지어는 살인협박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테타는 전한다.
“우리도 부모니까 그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지요. 그러나 그 애들을 불러들이면 내 아이와 나 자신, 내 가족의 생명이 위험해지니까 못하는 겁니다”테타는 에볼라 대처에 너무 느리고 예방에 소홀한 정부를 비난했다.
“일반 사람들은 에볼라에 대해 어떤 정보도 갖지 못했어요. 에볼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이 아이들을 돕지 못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합니다”
국경없는 의사회 코디네이터 세일리에 의하면 에볼라 사망자의 과반수는 25~45세 연령층으로 12세 이하 자녀들의 부모라고 했다. “이 아이들은 학교를 중퇴당하고 살기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유일한 보호자가 죽어버린 후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보는 게 정말 가슴 아픕니다”
국제자선단체인 ‘차일드펀드’는 이번 달부터 아이들을 21일 동안 격리수용하는 에볼라 고아 돌보기를 시작했다면서 정부가 이런 센터를 지원해야 이 아이들에게 보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세일리는 강조했다.
프랭크는 친척들이 마음을 바꿔 자신을 받아주기 희망하지만 별로 희망적인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운 집 밥이나 학교는 될수록 생각조차 안하려고 노력한다. “언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요. 지금 당장은 먹을 것과 잠잘 곳을 해결해야 하니까요”라고 에볼라 고아가 된 12세 소년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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