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이맘때가 되면 가슴 속에 훈풍이 분다. 밀알 사랑의교실에서 봉사하는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훈훈한 바람이다. 수줍은 말투로 가슴 속의 뜨거움을 살며시 열어 보이는 순수한 그들을 만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매사 그렇듯이 그들의 자원봉사도 시작은 미약하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서, 고교 졸업에 필요한 봉사시간을 채우러 찾아간다.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찾기도 한다. 하지만 5세 이상의 발달장애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토요학교 ‘사랑의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들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모두가 손을 내젖는 자폐 증상이 있는 악동을 맡아 도전의식을 불태우다가 무한 신뢰를 받고 심리학을 전공한다는 봉사자가 있고 청각, 시각, 언어 삼중장애에 시달리던 장애 아동이 귀 수술을 받은 후 키가 쑥 크는 걸 보고 의학의 발전이 장애를 극복하게 해주리란 믿음에 의대 진학을 결심한 봉사자도 있다.
고교시절 내내 사랑의캠프 봉사자로 참가했고 이젠 리더가 된 한 대학생은 “밀알에 오면 뭔가 세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바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만남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한다는 의미 아닐까. 밀알 봉사라는 것이 그런가 보다. 어렵고 정말 손이 많이 가고 친해지기 힘든 장애를 만날수록 타인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참사랑에 눈뜨게 하는 힘이 발휘되는 것.
올해도 사랑의캠프는 다음달 26~28일 UC샌타바바라에서 열린다. 5세 이상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2박3일 캠프다. 참가자가 늘어나면 봉사자는 배로 늘어나야하는 행사다. 신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지적 장애아동이거나 돌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발달 장애 청소년에게는 2~4명의 봉사자가 따라 붙어야 한다. 처음 캠프에 참가하는 봉사자들은 반드시 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강요된 자원봉사로는 할 수 없다는 소리다. 밀알 봉사가 억지로 시간만 채우는 어려운 일로 느껴지기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질 때 사랑이 싹트고 자신의 삶에 적극적이 된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미리부터 포기해버리기엔 달라지는 세상이 궁금할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단순한 스펙 쌓기의 수단이라도 일단 시작해보는 것, 그 자체가 ‘달라지는 세상’을 향해가는 길이다.
땀으로 시간으로 봉사할 수 없다면 1인당 참가비를 후원해도 좋다. 캐나다 자연산 송이와 캐나다 고사리, 진 참기름, 진 들기름 등 장애 청소년 참가 후원을 위한 물품 구입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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