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연말마다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취지의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벌써 5회째를 지났다. 지난 2009년 한인 교계 단체들과 LA 총영사관 등이 중심이 돼 한인들의 정성을 십시일반 모아 힘든 처지에 있는 개인과 단체 등에 쌀을 전달하자는 나눔 운동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운동은 연말을 맞아 가장 중요한 먹거리인 쌀을 매개체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과 온정을 전달하기위한 그야말로 아름다운 나눔 운동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쌀 나누기 운동은 교계를 중심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안타까운 점들을 남겼다. 특히 집행부가 운영비를 어떻게 지출해왔는지 등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이 해마다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일부 주관 단체 관계자들의 파열음으로 인해 이 행사가 이웃돕기를 위한 행사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안타까움을 남겼다. 캠페인을 주관한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와 공동 참여단체인 미주 성시화운동본부 및 오렌지카운티 교회협의회 등 단체 관계자들이 세부 지출 내역 및 주도권과 관련해 공개 비난전을 펼친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사실상 유일하다시피 한 불우이웃돕기 행사인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한인사회에 남긴 아쉬움은 재정의 투명성과 주도권 다툼만은 아닐 것이다. 그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실행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쌀을 나눠준다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매년 행사마다 단체들은 한인들에게 생필품인 쌀을 내세우며 교계와 한인사회에 쌀을 나눠왔지만 교회들이 쌀 성금을 낸 뒤 또 쌀을 받아가는 식으로 나누었을 뿐 정작 도움이 절실한 불우이웃을 발굴해 도와주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행사를 주관한 단체에 속한 한 목사의 교회에서는 배부 기간 예배당 앞에 쌀을 쌓아놓고 필요한 교인들이 가져가게 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가 퇴색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마음과 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어렵게 조성된 기금을 가장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을 기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며 모든 인간에게 내재한 힘이다. 그러나 그것을 누구에게 줄 것이며, 얼마나, 언제, 그리고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내재해 있기 쉬운 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연말에도 관련 단체들이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관 단체들이 한인사회를 위한 진정한 나눔과 기부가 무엇인지 진심으로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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