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착한 최경주 파5홀서 버디 3개 수확
▶ 12년 연속 매스터스 출전 내공 선보여
이젠 전성기를 넘어섰으나 왜 아직도 어거스타 내셔널에선 최경주를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준 라운드였다.
10일 벌어진 제78회 매스터스 첫날 경기에서 최경주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2타차 공동5위로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003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12년 연속으로 매스터스에 ‘개근’해온 최경주가 그동안 쌓은 내공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다.
세계 4대 메이저 중 유일하게 매년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선 아무래도 풍부한 경험을 지닌 선수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 이날도 1언더파 71타로 선전한 시니어투어 멤버 프레드 커플스 같은 선수가 이를 잘 증명한다. 물론 경험이 쌓이는 만큼 나이가 들어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힘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지만 최경주는 아직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기회가 있어 보인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확실하게 그린에 올리지 못할 거라면 ‘잘라 가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던 최경주는 그 말처럼 욕심을 버린 게 주효했다. 이날 4개 파5홀 가운데 잘라치는 전략으로 3개에서 버디를 건지며 선두권으로 출발했다.
경기 후 최경주는 “파5에서 잘라가서 버디를 한 게 큰 수확이었다”며“파4는 숨은 위험이 많아서 점수를안 까먹는 게 스코어 관리의 상책”이라고 말했다.
퍼트의 그립 변화도 이날 상승세에한 몫을 했다. 최경주는 3주전에 퍼팅그립을 톱질하는 듯한 모습의 ‘소(saw) 그립’으로 바꿨다. 임팩트 순간손이 엎어지면서 볼을 당겨치는 실수를 줄이려고 모험을 감행한 것이 매스터스 첫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경주는 “소 그립을 한 뒤로 하루평균 2타 정도는 이익을 보고 있다”며 “오늘 파세이브한 것 중 4개도 이전 같으면 무조건 보기하는 것이었고, 15피트 이내 거리 퍼트도 2개만 놓치고 다 넣을 정도로 퍼터가 잘 작동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손이 하는 톱질이잘 되는지 캐디가 뒤에서 잘 봐준 것도경기력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이언 샷에 대해선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면서 “칠 때 가끔 미는 동작이 나와 볼이 왼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잘 보완해서 좋은 경기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2004년 3위,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 등 이 대회에서 강한 면을 보이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대회 중 체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도 첫날 2타, 이틀째 한 타를 줄이며 우승도전에 나섰으나 3라운드에 5오버파로 무너져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최경주는 “전체적인 리듬으로 볼때 굉장히 좋은 위치인 데다 조금씩마음도 편안해지고 샷도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며 “앞으로 죽을 힘을 다해 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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