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니에서 발생해 국경 넘어 확산, 환자 127명 중 83명 사망 높은 치사율
▶ 치료제 없어, 주변국 경제까지 흔들
기니 보건당국 관리들이 지난달 31일 수도 코나크리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증상과 예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 의심환자가 127명이며,이 가운데 83명이 사망해 68%의 치사율을 보인다고 1일 공식 확인했다. 기니에서시작된 에볼라는 이웃 국가인 라이베리아까지도 번진 상태다.
치료제 개발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니는 주변국들의 국경 폐쇄조치로 사실상고립상태에 처했다.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이번에 발생한 에볼라는전례 없이 급속한 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수도를 사수하라
1월 기니 동남부 삼림지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던 에볼라 환자가 지난달 27일에는 수도 코나크리에서도 확인됐다. 인구 200만명의 코나크리에 에볼라가 상륙하자 기니 보건당국은배수진을 치며 대처에 나섰다. 상륙초기 에볼라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국가마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BBC 방송은 “코나크리에는 현관에다 소독제를 두고 출입할 때 손을씻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보건당국이 길거리 음식을 삼가고손을 깨끗이 씻는 등 생활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코나크리에 사는 퇴직 공무원 모하메드 바리(65)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도 않고, 나가더라도 사람들과 악수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볼라 사망자를 포함해 모든 이들의장례식장은 기피 장소 1호가 됐다.
보건 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가피, 땀 같은 사람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며 당분간 입맞춤은 물론 성관계도 갖지 말 것을 경고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보이는 동남부 산림지역의 박쥐로 만든요리판매도 금지됐다.
보건 당국과 MSF는 코나크리를비롯해 인근 도시인 게케두, 마센타등 세 지역에 환자 격리시설을 확대하고 추가 감염가능 환자도 확인하고 있다. 사코바 케이다 기니 보건장관은 “에볼라 사망자 가운데 최소 3명은 의료진”이라며 “에볼라가확산되기 전 말라리아로 오진해 별다른 조치 없이 환자들을 돌봤을만큼 에볼라의 초기 진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치료제 부재 속 기니는 사실상 고립
기니와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들은 국경 폐쇄도 불사하며 기니로부터의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기니와 북서쪽 접경국인 세네갈은 지난달 29일 기니와의 육로를완전 차단했다. 말리와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과 국경을 맞대 접경 교역이 발달한 기니의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에볼라가 처음 발생한 기니 동남부 접경국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는 더욱 촉각을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기니 접경지역인 포야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발생해 사망자까지 나온 라이베리아는 모든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수도 먼로비아의 대형 샤핑센터 종사자들은 근무 중 장갑을 끼도록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라이베리아 당국은 3일 포야에서 자동차로 6시간거리에 있는 동부 내륙도시 타페타에서 기니와 무관한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전방위적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염을 우려해기니와 라이베리아의 이슬람 순례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한국 외교부도 지난달 28일 기니에 특별 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마리아노 루글리 MSF의 코나크리 책임자는 “기존보다 지리적으로훨씬 넓게 에볼라가 퍼지고 있다”며“지리적 확산 속도를 볼 때 전례가없을 정도”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체 감염사례가 처음 보고된 지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에볼라 발병 지역이 보건 의료체계 접근이 어려운 아프리카 소외 지역이 대부분인데다 발병 횟수도 상대적으로 매우드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큰 개발비가 소요되는 반면 경제성은 없어제약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흥미를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에스더 스터크 MSF 열대질병 전문의는 “세균전이나 생물테러 예방차원에서 치료제 개발 등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있긴 하나 에볼라 연구는 현재 제한적”이라며 “발병사례나환자 수가 적다는 점이 조사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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