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 남쪽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의 부촌에서 기괴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잠자던 부부가 총에 맞아 숨진 채로 발견 되었는데 이 집은 1만 스퀘어 피트나 되는 저택으로 알람이 장치 되어있어 외부인의 침입이 불가능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의 발표가 쇼킹하다. 범인은 시애틀의 W대학에 재학 중인 19세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옆방에서 자고 있던 남동생과 여동생도 모두 죽이려고 했으나 총알이 빛나가 동생들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살인 동기는 밝히지 않았으나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재산관계인 것 같다. 부부는 미국 여러 도시와 세계 곳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인데 가족을 몰살 시키면 그 재산들이 아들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성공이 문제다.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벌게 되면 자식들이 부모의 유산에 눈을 돌리게 된다. 한국에서 부동산 투자붐이 일어난 이후 급격히 증가한 놀라운 현상이 있다. 존속살해 사건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건수가 287건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부모나 형제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셈이다. 대부분의 범죄내용은 사업에 실패한 자식들이 부모에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었으나 거절당하자 흥분해 저지른 케이스다.
부동산 벼락부자치고 자식교육 제대로 시킨 사람 드물다. 부모들이 항상 “돈, 돈, 돈”하고 지내기 때문에 자식들도 돈이 이 세상에서 최고인줄 안다. 그런데 이 ‘돈’이 문제를 낳는다. 모자람이 있는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감사할 줄 아는데 돈이 넉넉한 가정일수록 자식들이 세상만사 감사할 줄을 모른다. 재산배분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싸움이 일어나고 심지어 부모까지 살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녀들이 재산을 둘러싸고 벌이는 싸움은 가관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노벨상 메달과 성경책 판매권한을 누가 갖느냐가 싸움의 내용이다. 남매가 이 때문에 의절을 선언했다. 킹 목사의 성경책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식(재선)때 그 위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값이 나가는 모양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돈보다 정신을 물려주어야 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소녀시절 문제아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책에 길이 있다”는 신념으로 오프라에게 갖은 방법으로 독서를 권장했다. 오프라는 자신의 오늘의 성공이 아버지의 독서 권장 때문이라고 말한다. 목사인 냇 킹 콜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항상 신앙이 깃든 노래를 강조했기 때문에 냇 킹 콜의 노래에는 어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가 있다. 테너 파바로티도 아버지의 격려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 했으며 첼리스트 카잘스도 아버지의 후원으로 성공했다. 특히 카잘스의 아버지는 “예술가는 일류가 되어야 살아남으며 부자나 권력자 앞에서 비겁하면 안된다”는 정신을 아들에게 심어 주었다. 이는 후일 카잘스가 히틀러에 반대하고 항상 서민을 위해 연주하는 가장 리버럴한 예술가가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많이 물려주는 것은 독약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치관을 물려주지 않고 돈만 물려주면 자식들이 만사에 감사할 줄을 모르고 모든 것이 당연히 자신의 권리인줄 안다. 지난주 뉴저지 주에서 집을 나간 딸이 학비와 용돈을 달라며 부모를 고소한 것도 부모가 너무 자식을 풍족하게 기르다 일어난 비극이다. 자식이 효도하기는커녕 부모를 고소하고 살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돈 많은 사람은 강도를 겁낼 일이 아니라 자식을 겁내야 할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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