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원
정법사 주지

우리는 현재 불안과 공포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불안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쟁의 공포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오직 군비확장으로만 치닫고 있습니다.
이미 국가 수입의 반 이상을 전쟁 준비에 쏟아 붓고 그것도 모자라 국가의 모든 창의성과 에너지와 자금 그리고 조직을 총동원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잔인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지에 연구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국력을 기르는 것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전쟁으로 끝을 맺을 수 밖에 없는 무기개발을 위해서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지성인들이 인류의 꿈과 행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으면 특히 최근들어 이러한 세계주의적인 저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교의 법구경에 “선한 일을 두루 행해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다로 압축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악의 뿌리는 무엇일까요? 탐내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악의 뿌리이며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악의 뿌리입니다. 우리는 탐심으로 화가 난 상태를 제 정신이 아니다 라고 표현하듯이 증오심은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 국가와 국가의 분쟁도 바로 미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워(성냄)하는 마음 때문에 눈이 멀어 버린 사람들은 이들에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쟁 뿐 입니다.
힘이 곧 정의라는 낡은 믿음은 이미 우리들 작은 사회에서는 설득력을 잃어버린지 오래건만 나라와 나라사이의 분쟁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전쟁은 현대문명이 아직껏 버리지 못한 최고의 미개문화가 되었고 갈수록 발달하는 과학문명은 전쟁을 부추겨서 인간의 재산과 생명을 파괴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마음은 착각이며 탐내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도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마음이 바로 악의 근복적인 뿌리인 것입니다. 어리석은 마음이란 아주 미묘해서 한번 어리석음의 최면술에 걸리게 되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못하고 고귀한 이를 알아보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나 가리지 않고 헐뜯거나 방자하게 대하고 또 자신이 도움을 받고도 그것을 고마워할 줄 모릅니다.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도울때가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잘되면 자기에게도 이익이 돌아오리라는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그런 사람은 이런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가는 장본인이 자기라는 것을 결코 깨닫지 못합니다.
불교에서는 욕심과 미움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의 개발 밖에 없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그렇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선한 자신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욕심이 없는 것, 이기심을 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선의 뿌리요 또한 악한 마음이 없는 자비와 사랑 그것이 선의 뿌리이며 그리고 어리석음이 없는 것, 즉 지혜가 선의 뿌리라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는 또 경건함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이 세가지 씨앗은 우리들 모두의 마음속에 숨어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여 기르기 전에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 씨앗을 기르는 토양은 바로 자비와 사랑에 의해서 부드럽고 따뜻해진 나의 가슴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