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한국 홍보용으로 시애틀 방문했다는 비난 쏟아져
의료관광 설명회도 동원성 행사 지적
최근 공천 개입 논란 등과 관련해 잡음이 일면서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염홍철 대전시장이 의료관광 홍보를 명목으로 내세워 한국 국내 홍보를 위해 시애틀을 방문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염 시장은 충남대병원장을 비롯한 대전시내 7개 지역 병의원장들과 함께 지난 20일 시애틀을 방문한 뒤 이날 밤 시애틀총영사관 관저 만찬과 21일 시애틀시 방문, 코너스톤 의료진 면담, 22일 서북미충청향우회 회장 이ㆍ취임식과 곁들인 의료관광 홍보설명회를 마친 뒤 23일 귀국했다.
이번 시애틀 방문에는 김봉옥 충남대병원장, 박창일 건양대병원장, 황인택 을지대병원장, 선승훈 선병원의료원장, 김윤성 킴벨피부과원장, 김진혁 동원미즈한의원장, 김기열 바로세움병원 원장이 동행했다.
염 시장이 이번 재임 기간 중 처음으로 시애틀을 찾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동포들을 대전지역 병의원을 찾게 하는 의료관광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전시는 이를 위해 서북미 충청향우회에 설명회 주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북미 충청향우회는 이에 따라 지난 22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이태길 직전 회장의 이임식과 양성모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곁들여 의료관광 설명회를 마련한 뒤 향우회 회원들과 시애틀지역 한인 단체들을 초청했다.
이 때문에 이날 설명회는 주최측의 주장대로 230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지만 동원되다 시피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 대부분은 정작 대전시 의료관광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취임식에 이어 열린 병원별 프리젠테이션이 길어지자 선물만 챙겨 자리를 떴으며,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가 없어 행사장 옆 방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는 등 시장판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대전시는 의료관광의 특징이 시애틀지역 동포들을 초청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사전에 홍보 자료 하나 배포하지 않았고, 특히 한국에서 동행한 기자에게만 자료를 배포해 한국 홍보용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얼굴 피습사건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등을 브리핑해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는 박창일 건양대 병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염 시장이 하도 가자고 붙잡는 바람에 시애틀을 찾게 됐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더욱이 대전시는 7개 병원장들과 함께 시애틀을 찾으면서도 구체적인 의료관광 상품 하나 조차 소개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선병원측만이 서북미 충청향우회와 의료관광 상품을 운영하겠다며 신청서를 받았다.
페더럴웨이에서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모(71)씨는 “1인당 35달러짜리 저녁을 준다고 해서 왔는데 시장판 같아서 그냥 돌아갔다”면서 “대전시장 일행이 시애틀을 방문한 것도 다 주민들의 혈세일 텐데 괜히 낭비만 한 것 같고, 시애틀 동포들이 대전시 국내 홍보에 동원된 것 같아 언짢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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