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현수 군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세 살 짜리 한인 남자 아이가 양아버지에게 맞아 숨지는 끔찍한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한국에서 지난해 가을 입양된 현수 오칼라건(Hyunsu O’Callaghan)군이 미국인 양아버지인 브라이언 패트릭 오칼라건(36)에 의해 구타를 당해 지난 3일 살해됐다. 현수 군은 지난 1일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저먼타운 소재 쉐디그로브 어드벤티스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이튿날 다시 DC 소재 국립 아동병원인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현수 군의 사망 원인은 두개골 골절과 신체 여러 군데의 둔탁한 상처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병원 측이 신고해오면서 수사를 진행해 오다 지난 16일 양아버지 오칼라건을 1급살인 및 아동학대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오칼라건은 “현수군이 지난달 31일 샤워를 하던 도중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면서 욕에 어깨를 부딪쳤고, 다음날인 2월1일 형제들과 공원산책을 다녀와 낮잠을 자던 중 코에서 점액이 흘러나오고 이불에 핏기가 묻어져 나와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아동병원 측은 현수군의 검사 결과, 뇌와 눈에서 출혈흔적이 발견됐으며 오칼라건은 이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현수군의 장례식은 지난 15일 치러졌으며 그의 장기는 4명에게 기증됐다.

오칼라건은 미 해병대 출신으로 이라크 참전 경력이 있으며 친아들이 있지만, 3년 반 전부터 입양을 추진해 지난해 가을부터 현수군과 한 집에 살아왔다.오칼라건의 가족들은 “현수군을 입양하기 위해 온 가족이 그렇게 애를 썼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믿을 수 없다”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18일 법원에 인정신문을 받기 위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오칼라건은 변호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범죄가 아닌 비극적인 사고”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법원은 그의 보석을 불허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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