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맞는 남편’ 증가...상담건수 8년새 50% 늘어
올해 65세의 박모 할아버지는 얼마 전 용기를 내어 상담기관을 찾았다. 부인의 학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였다. 박씨는 “한인 통념상 남편이 맞고 산다는 게 부끄러워 그동안 숨겨 왔는데 사소한 폭력이 상습적으로 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 6년차인 최모(36)씨는 부인의 상습적인 언어 폭력으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찾아 상담한 경우. 최씨는 “신체 폭력이라면 저지할 수 있겠지만 매일 같이 정신없이 욕설을 퍼붓는 아내와는 더 이상 결혼생활이 힘들 것 같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혼이 낫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로부터 학대받는 한인 남편이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가정상담소가 5일 발표한 ‘2013년도 상담 서비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가정내 폭력 및 성폭력으로 인해 범죄 피해자로 분류된 상담자는 총 1,049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2012년의 1,131건보다 약 7.25% 줄어든 것이지만, 남성만을 놓고 보면 가정폭력 피해자가 72명으로 전년도의 64명보다 약 11% 증가했다. 지난 2006년 아내의 학대 등으로 인한 폭력 피해를 호소한 남성이 4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8년만에 50%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여성들과 달리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인 남성들의 경우 사회적 편견 탓에 쉬쉬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처럼 학대받는 남편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불경기로 실직이나 퇴직 후 경제력을 상실한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반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맞벌이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체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무시, 구박, 외도 등 배우자에 대한 상습적인 정서적 폭력도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가정폭력의 주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아내로부터 폭행당하는 남편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남편이 됐든 아내가 됐든 가정 폭력문제는 전문가들의 상담을 받아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상담소는 지난 한 해 가정폭력과 성폭력 상담 외에도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151건), 우울증 등 정신건강 관련 문제(81건), 사업실패와 관련한 생계문제(33건), 음주·마약 문제(34건) 등을 상담했다. <함지하 기자>
A3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