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다. 예수가 탄생한 날이다. 예수가 오늘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 지역에 있기 때문에 유대인 아닌 팔레스타인인으로 낙인 찍혀 가족들이 수없는 고통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와 그의 가족들은 미국 입국에서는 공항에서 별도로 몸수색을 받는 등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예수라는 단어는 사랑의 대명사다. 그런데 오늘날 예수 믿는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만 사랑하는 편견이 심한 사람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수 믿는 것만이 참된 신앙이고 성경만이 진리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배척한다. 항상 남을 타이르려고 하고 남이 말하는 진리를 우습게 생각한다. 겸손한 예수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간디의 전기를 쓴 루이 피셔가 간디를 만나면서 놀란 것은 간디의 초라한 집 벽에 예수의 초상화가 걸려 있은 사실이다. 피셔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간디는 “나는 예수를 존경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존경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크리스천들은 아집에 갇혀있다. 그래서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꽉 막힌 사람처럼 보인다. 말은 그럴듯한데 행동은 말과 거리가 멀어 어떤 때는 이중인격자처럼 보인다. 친구나 친척에게 전도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은 삶이 달라져야 하는데 달라지는 것이 없다. 편견만 가득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가 되어야 하는데 자기중심에서만 이야기 한다. 주변 사람들이 “이사람 예수 믿더니 정말 달라졌네”하는 감탄이 쏟아져야 전도가 되는데 감동어린 행동이 없다. 예수를 믿는 것은 예수를 따라간다는 약속이다. 예전의 나를 죽이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신앙이라야 한다.
로마 동쪽 아피아가도 입구에 ‘도미네 쿼바디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작은 교회가 있다.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에 십자가에 못 박혀 신음하는 예수의 그림이 걸려있고 맞은편 오른쪽에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참으며 최후를 맞이하는 베드로의 그림이 걸려있다. 그림이 사람 키의 두 배나 되기 때문에 분위기를 압도한다.
네로 황제가 도시계획을 위해 로마에 불을 지른 다음 이를 기독교인들의 방화로 몰아 대대적인 학살을 벌이자 베드로는 이를 피해 교외로 탈출하다 아피아가도에서 세상을 떠난 예수를 만나게 된다. 베드로가 놀라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하고 묻자 예수는 “다시 십자가를 지러 로마로 들어간다”고 대답했다. 부끄러워진 베드로는 그 길로 로마로 돌아가 교인들을 돕다가 체포되어 거꾸로 매달려 처형 되었다고 한다. 베드로는 예수를 따르겠다는 자신의 신앙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바로 베드로가 예수를 만난 그 자리에 세워진 교회가 ‘도미네 쿼바디스’ 성당이다. 로마 관광객들은 대부분 바티칸 궁과 콜로세움 등 서쪽만 구경하기 때문에 동쪽에 있는 ‘도미네 쿼바디스’ 성당을 못보고 돌아오는데 기독교인들은 꼭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독교가 너무 “나 혼자 착하게만 살면 그만”이라는 소극적인 종교로 변해가고 있다. 껍질 벗고 21세기에 알맞은 종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다른 신앙도 이해하고 교회 밖에서도 구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예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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