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신문은 원고지에 쓴 기사 내용대로 납 활자를 짜서 만들어 인쇄하는 정판 시스템이었다. 그때 사용된 장비는 하나 같이 손이 많이 가는 납활자, 활자 주조기, 자모 조각기, 모노타이프, 정판대 등이었다.
1990년대 초 기자가 미주한국일보를 입사했던 시절에 처음으로 전산제작시스템(CTS)이 도입되어 기사작성-송고-데스킹-편집-교열-조판-인쇄의 전 과정을 컴퓨터로 처리하면서 납 활자 시대가 마감됐다. 말 그대로 ‘디지털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그때 만해도 디지털화가 요즘처럼 종이 신문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지 몰랐다. 10년전만 해도 인터넷 뉴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았는데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트위터 등 SNS 매체까지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종이 신문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광고 대행사 제니스 옵티미디어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 점유율은 2013년 전체 20.6%에서 3년 뒤 26.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모바일 광고 점유율은 현재 2.7%에서 7.7%로 늘어나며 이는 잡지와 실외 광고 점유율을 넘어서는 수치다. 신규 모바일 광고비 지출액도 지금보다 36%포인트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시장은 TV 시장도 위협하고 있다. TV 광고시장이 줄어들고 인터넷 광고가 증가하면서 한때 70% 이상이었던 TV 광고시장 규모는 올해 전체의 40.2%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에는 39.3%로 떨어질 전망이다.
인쇄 미디어의 미래도 어둡다. 신문과 잡지의 신규 광고는 앞으로 3년 사이에 1~2%포인트 정도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매출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가입자 및 광고 수익 미비로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잿빛만은 아니다. 최근 몇 몇 신문들이 커뮤니티를 파고드는 기사와 광고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적인 뉴스들도 들려온다. 결국 미디어의 성패는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됐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닿아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진솔하게 전달해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미디어 환경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결코 변하지 않을 명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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