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주연의 한국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지난 19일 북미 개봉을 했다. 이렇다 할 사전 홍보 없이 순식간에 극장에 걸렸다. 단지, 첫 미국방문이라는 차세대 한류스타 김수현이 이틀 간 LA와 샌디에고, 놀웍, 오렌지 AMC 극장에서 9회의 무대인사 일정을 소화하고 홍콩 프로모션을 떠났을 뿐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30분으로 잡힌 김수현의 첫 무대인사에 누가 갈까 싶었다. 그런데 웬걸. 아침부터 유니버설 시티워크에 50여명의 십대 팬들이 몰려가 김수현을 응원했고 그 덕분에 AMC 놀웍과 오렌지에서는 개봉 2주째 ‘은밀하게’ 상영 중이다.
누군가가 ‘스타’로 불리는 것은 그들이 대중에게 지니는 엄청난 영향력 때문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영화 홍보기간에 그들만큼 단기간에 영화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말도 맞다. 역시 레드카펫과 무대 인사를 통한 대중과의 만남은 프로모션의 절정이다. 단지 효율성에 있어서 스타의 ‘티켓파워’ 대비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프로모션에 임하는 스타의 마인드가 호감도를 높이는지 따져보고 행할 일이지만.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설국열차’가 8월1일 개봉을 앞두고 ‘거창하게’ 프로모션 중이다. 홍보 차 내한한 틸다 스윈튼, 크리스 에반스가 영등포 타임스퀘어 레드카펫과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했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고아성은 무대 인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
당연히 할리웃 프리미어를 기대했던 ‘설국열차’가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결정했으니 프로모션도 수준을 맞춰야 한다. 어차피 4,000만 달러라는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통 큰 CJ E&M의 베팅이니 관객 입장에선 즐기면 된다.
그런데 왠지 마음 한구석에 답답함이 있다. 칸 영화제는 미완성 상태라 출품을 못했고 베니스나 토론토 영화제는 기다리느니 개봉이 우선이라는 의도인데 해외배급사인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북미 개봉 발표조차 감감 무소식이다.
한국이야 봉 감독의 영화를 처음으로 본다는 감동에 들떴겠지만 미국에서 ‘설국열차’를 기다려온 입장에선 실망이 크다.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언급한 대로 6,4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봉 감독의 한국영화 역대 최고흥행작 ‘괴물’의 기록을 완파한다면 제작비 회수 따위야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배우 티켓파워’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온 송강호만 출연한 것도 아니고 할리웃 탑 배우들을 캐스팅한 한국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라는 화제성에 비하면 출발이 확실히 기대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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