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 수집 아닌 스노든 개인에 관심 쏠려" 비판
영웅과 악한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전개되는 한 남자의 필사적 도주극…….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의 ‘글로벌 숨바꼭질’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스릴러 영화다.
그러나 스노든 개인의 도주 행각에 관심이 쏠리면서 ‘국가의 감시’라는 사건의 본질은 오히려 흐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AP통신이 29일 전했다.
뉴욕 소재 위기관리 업체인 ‘MGP&어소시에이츠 PR’의 마이크 폴 회장은 "스노든은 처음부터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폴 회장은 "(이런 태도는) 스노든 자신의 처지를 약화시켰다"며 "지금 가진 정보를 폭탄으로 활용해야 제 궤도에 다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노든은 NSA의 기밀 정보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의 존재를 폭로하고 도피에 나섰으나, 이후 주로 관심을 끈 것은 그와 미국 정부의 추격전이었다.
그 바람에 정작 중요한 사실, 즉 국가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국민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는 의혹은 뒷전이 됐다는 것이다.
행방을 철저히 감춘 것이 오히려 스노든에게 실(失)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노든이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환승 구역에서 종적을 감춘 지 엿새가 됐지만, 관련국들의 신경전만 고조될 뿐 사태의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중에게 잊히거나, 미국 정부의 손아귀를 빠져나가려는 ‘범법자’ 이미지만 강해질 위험이 있다.
윌리엄 위버 텍사스대 교수는 "사람들이 질리지 않도록 계속 자신을 내세워야 하는데, 스노든은 대중의 뇌리에서 되살아날 수단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럴드 슈스터 피츠버그대 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는 그가 도주하지 않고 미국에서 버티는 편이 현명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슈스터 교수는 스노든이 미국에 계속 있었다면 변론을 해 주겠다는 변호사들이 줄을 섰을 것이라며 "그는 더 영웅적으로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갑을 찬 모습으로 환송돼 사법처리 된다면 ‘이상주의의 아우라’는 사라진다"며 "그는 점점 더 범죄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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