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기림비’ 반대 글렌데일시 압박 움직임
▶ 한인들 일제히 분노…“여론조성에 더 박차를”
지난 16일 어바인 시온마켓에서 한 한인 모녀가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 건립성금 모금함에 기부금을 넣고 있다.
LA 일본 총영사관이 글렌데일시 당국에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반대입장을 밝힐 예정(본보 17일자 A1면 보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총영사관 측은 소녀상 제막식을 앞두고 18일 소녀상이 세워지는 글렌데일시를 찾아가 일본 정부 차원에서 소녀상 건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접한 한인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과거사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할 일본 정부가 위안부기림 조형물 건립마저 반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안부 기림 조형물 건립운동에 동참 중인 LA 흥사단·육군학사장교 남가주동문회·미주 3.1여성동지회·파바 국제환경재단·한인커뮤니티단체장협의회는 일본 정부가 미국 지방 정부와 주민이 주도하는 ‘풀뿌리 시민운동’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고 경고했다.
미주 3.1여성동지회 홍순옥 회장은 “일본 정부가 글렌데일시를 찾아 평화의 소녀상 반대의사를 밝힌다면 그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며 “평화의 소녀상은 수많은 남가주 주민이 1~20달러 성금을 모아서 세운다. 일본은 위안부 인권유린 사실이 잊을 수 있는 역사가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제강점기 유년시절을 보낸 한인 노인들도 “일본이란 나라의 행태가 역사적으로 늘 그랬다 “며 일본 정부의 소녀상 건립 반대 움직임을 “낯 뜨거운 짓” 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써달라며 성금 1,061달러를 가주한미포럼에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 순사가 시골 처녀를 끌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원규상(83) 할아버지는 “일본이 전범국가 독일처럼 진심으로 사과 한 마디라도 하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다”면서 “일본이 과거사를 사죄하면 세계가 그들을 보는 눈이 달라질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LA 민주평통 최재현 회장도 “일본은 세계 2차 대전 전범국가 독일과 달리 과거사 사과를 안 한다. 어린 소녀들을 끌고 가 성노예로 학대한 일이 인륜에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가주한미포럼 측은 일본 총영사관이 방해해도 글렌데일 시의회의 의결을 거친 소녀상 건립을 번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이미 세 차례나 미국 내 위안부 기림비 건립 방해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각심을 당부했다.
윤석원 대표는 “일본 정부가 글렌데일시에 투자나 문화사업 지원 등으로 위안부 기림 조형물 방해책동을 벌인다면 자책골이 될 것”이라며 “한인사회가 글렌데일 시정부에 성원을 보내고 주류사회 여론 조성에 적극 나서자”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시립도서관 앞에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던 디트로이트 시정부는 일본 정부와 기업인들의 반대로 이를 철회했던 전례가 있어 LA 총영사관 측도 일본 총영사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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