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운 내 식당들의 점심가격의 ‘마지노선’이라던 5.99달러가 다시 깨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3.99달러도 눈에 띈다. 치솟는 식재료 값에 가격을 올려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가격을 내리는 식당들이 많아졌다.
꼭꼭 닫힌 지갑을 어떻게든 열기 위한 눈물겨운 저가 경쟁이다. 점심시간 설렁탕 가격을 4.99달러로 내린 한 식당 업주는 “뼈를 깎아서 장사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윤보다는 우선 손님들을 모아 매출을 유지하려는 안간힘이다.
얇은 주머니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이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이래도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가격 인하 경쟁에 치중하다보면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해서 가봤는데 엉망이다’, ‘싼 게 비지떡이다’라는 이미지가 심어지면 오히려 역효과를 보게 된다.
가끔 ‘요새 괜찮은 식당 어디야?’ 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질문자는 맛과 가격 서비스를 모두 포함해 객관적으로 볼 때 가장 적당한 곳을 알려달라는 의미겠지만, 주로 취재 중 느꼈던 마음을 담은 대답을 내놓게 된다. ‘맛’과 ‘가격’보다 ‘경험’에 따른 평가인 셈이다. 분위기나 유쾌 혹은 불쾌했던 경험, 업주들의 인상적이었던 비즈니스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을 때도 있다.
‘적극 추천’의 대상이 되는 업소는 대부분 주인이 적극적이면서 명쾌하게 식당을 소개하고 음식에 대한 열정과 한식 세계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자부심까지 보여줬던 곳들이다. 그리고 이런 식당들은 ‘한 번쯤 더 가볼만한 곳’으로 마음속에 자리매김한다. 두세 번 더 찾기도 하고 누군가 물어보면 기분 좋게 추천한다.
반면 추천은커녕 개인적으로도 다시는 찾지 않는 곳들도 있다. 이들 업소는 대부분 분위기가 시큰둥하다. 심지어 식당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해도 귀찮다는 반응을 보인다.
식당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맛’이지만, 재방문의 결정요인은 ‘서비스’다.
서비스 마케팅 용어 중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뜻하는 말로 이때 고객들이 느끼는 ‘서비스’는 더하기가 아닌 곱셈의 개념이다. 한번 0을 경험하면 노력으로 회복이 힘들다. 한번 되돌린 발길을 다시 되찾기 어려운 것과 같다.
중요한건 ‘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또 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제살깎기 식 가격인하 경쟁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진실의 순간’에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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