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한미와 윌셔은행 사이에 최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합병 성사를 목전에 두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두 은행은 얼마 전부터 각종 미디어 광고와 행사에서 모두 ‘한인 사회 최초의 은행’이라는 포지셔닝을 통해 고객들에게 은행의 역사와 전통을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는 윌셔은행의 경우 광고를 통해 ‘최초에서 최고까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한인 사회 최초은행임을 자랑하고 있고, 지난해 창립 30주년 행사를 개최한 한미은행도 기념책자와 자료를 인용해 100% 한인 자본에 의해 설립된 첫 한인은행 임을 강조하고 있다.
윌셔 측은 지난 1980년 12월30일 한인사회가 가진 잠재력을 주목한 유태인과 한인 투자자들이 400만 달러의 자본금을 조성해 설립됐으며 초대 이사진 가운데 4명이 한인으로 한인 직원들이 한인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했기 때문에 최초의 한인은행이라는 사실은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미은행은 100명의 일반주주, 한인 이사 8명이 총 544만2,500달러의 자본금을 모금해 지난 1982년 12월15일 현 올림픽-크랜셔 지점에 오픈하는 등 미국에서 한인 이민 사업가들이 출자해 설립한 최초의 한인 은행은 윌셔가 아닌 한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 은행 간의 ‘최초’ 논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한미은행은 최근 윌셔은행에 최초의 한인은행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으며 윌셔가 지속적으로 ‘최초’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광고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 시켜 한인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윌셔도 이와 관련해 최초의 한인은행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원조 논쟁은 당연히 자존심이 걸린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객들에게 최초보다 최고로 기억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미와 윌셔는 미주 한인은행사의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역사적 의미와 자산 규모, 그리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두 은행은 30년 넘게 커뮤니티와 호흡하고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을 함께 나누며 한인사회의 발전을 주도한 커뮤니티 대표은행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때문에 최고의 금융상품과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100년을 훌쩍 넘은 한인 이민사에서 훨씬 더 매력이지 않을까.
커뮤니티를 넘어 전국은행으로서 최고가 되어 고객 및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돌려주고 은행의 문턱을 낮추는 리딩뱅크로 성장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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