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로 퇴임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후임을 선출하게 될 추기경단 비밀 교황 선출회의인 ‘콘클라베’가 오늘(12) 개막한다. 교황청은 11일 올해 콘클라베에 참여할 전 세계 추기경 115명이 11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여는 등 12일 개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추기경들이 성베드로 바실리카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오후에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첫 투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12일 첫 투표, 3분의 2 이상 지지 나와야
추기경들이 첫 투표를 마치면 사람들은 굴뚝에 피어오르는 연기 색깔에 따라 교황 선출 여부를 알 수 있다. 만약 115명의 추기경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지지하는 후보가 나와 새 교황이 탄생하면 굴뚝에는 흰 연기가, 그렇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때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추기경단은 13일 오전과 오후에 두 차례의 투표를 다시 진행하며 교황청은 각각 이날 정오와 오후 6시에 연기를 피워 올려 교황 선출 여부를 외부에 알린다.
콘클라베가 지난 100년 동안 5일 이상 지속한 적이 없다는 점에 비춰볼 때 차기 교황은 이번 주 내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콘클라베’ 개막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바티칸에 모인 전 세계 추기경들의 보이지 않는‘ 물밑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역별·성향별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추기경들은 자신들의 이해에 가장 들어맞는 교황을 탄생시키기 위해 치열한 막후교섭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두드러진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어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력한 교황 후보로 콘클라베에 들어갔다가 그냥 추기경으로 나온다’는 현지 속담을 방불케 한다.
AP통신 등 외신들의 분석으로는 이번 콘클라베를 둘러싸고 형성된 대립 구도는‘ 유럽권 대 비 유럽권’이라기보다는 ‘기성세력 대 개혁세력’의 다툼에 가깝다.
■비 유럽권 교황 선출 여부 관심
첫 번째 세력은 기성 권력을 쥔 교황청의 주류 관료 집단이 중심이다. 이들은 현상 유지적 통치를 펼 교황을 선호한다. 이들은 비 유럽권이지만 교황청과 관계가 가까운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63) 추기경(상파울루 대교구장)을 차기 교황으로 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스체레르 추기경은 대신 교황 다음 서열인 교황청 국무원장에 이탈리아 출신의 내부 인사를 임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밖 출신에게 교황직을 내주는 대신, 일상 업무를 총괄해 실권을 쥔 바티칸 ‘2인자’는 자신들의 사람으로 채우자는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출된 1978년 이전까지 455년간 교황직을 독식해 온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이번 콘클라베에서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총 28명으로 최대 세력이다.
또 다른 세력은 미국인 추기경들을 필두로 한 개혁파다. 미국인 추기경은 11명으로 이탈리아에 이어 숫자로도 2위다. 이들은 바티칸을 뒤흔들 개혁적 성향의 교황만이 기밀문서 유출 파문과 내부 권력투쟁 의혹, 성추문 등으로 추락한 위신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세레가 바티칸 전문가 8명을 상대로 선호하는 교황 후보를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의 숀 패트릭 오말리 추기경(보스턴 대교구장)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AP통신은 이번 콘클라베에서 무시하지 못할 또 다른 진영을 언급하기도 했다. 바로 ‘베네딕토 16세파’다. 베네딕토 16세 재임 기간에 추기경으로 임명돼 이번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선거인은 총 67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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